“감독님 기적을 선물해주세요” KCC 팬은 푸른 장미 한 송이를 건넸다
‘슈퍼팀’ 기대 못 미친 정규시즌 5위
“SK 3경기 만에 끝내고 우승 도전”
“팬에게 선물받은 꽃을 잊을 수 없네요.”
부산 KCC 전창진 감독(61)은 ‘봄 농구’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에서 ‘기적’을 이야기했다.
전 감독은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에서 “사실 정규리그 5위라는 성적은 감독으로서 창피한 일”이라면서 “기적이 필요하지만 PO에서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KCC는 지난해 여름 국가대표급 선수들(최준용·허웅·송교창·이승현·라건아)로 주전을 구성해 KBL판 ‘슈퍼팀’이라고 불렸지만 정규시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전 감독이 KCC의 우승을 놓고 기적을 논한 것은 체력 때문이다. 프로농구는 정규리그 3~6위가 6강 PO로 시작하는 ‘핸디캡’을 둔다. 4강 PO 다음에는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기 때문에 체력이 중요하다.
1996년 출범한 KBL에서 5위가 정상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를 자극한 것은 한 팬의 진심이었다. 하루 전인 1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푸른 장미 한 송이를 선물받으면서 다시 한번 우승을 목표로 삼게 됐다. 전 감독은 “지도자로 부끄러운 성적을 냈는데 선물을 받아 푸른 장미의 꽃말을 물었더니 ‘기적’이라더라. 내 책임을 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KCC가 기적을 이루려면 4일 첫 관문부터 잘 풀어내야 한다. 또 다른 슈퍼팀으로 불렸던 서울 SK와 2시즌 연속 맞붙는다.
전 감독은 “지난해 SK를 만났을 때는 형편없는 PO를 치렀다. 올해는 거꾸로 3경기 만에 6강을 끝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 감독이 믿는 구석은 역시 KCC의 새 옷인 얼리 오펜스다. 공격 제한시간 24초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공격을 풀어가는 이 전술은 공격 횟수와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선수들이 40분 내내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지만 지난달 31일 SK와의 최종전에서 102-79로 대승을 거두며 효과를 확인했다. 적장인 전희철 SK 감독도 “첫 대처가 중요하다. 한 차례 경험해봤으니 다행”이라고 경계했다.
전 감독은 “이젠 정말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왜 정규리그에서 못했는지는 선수들이 더 잘 안다. 팬들이 원하는 기적을 보여주자”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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