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국민 세력과 전쟁"…원희룡 "난 일하러 왔다"

홍민성 2024. 4. 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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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선거구 후보자 방송토론회
이재명, 원희룡 공약 실현 가능성 지적
원희룡, 현역 이재명 지난 2년 성과 추궁
후반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명 놓고 신경전
제22대 총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부천시 OBS 경인TV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2일 밤 OBS에서 방송된 인천 계양을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거센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이 후보는 이날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토론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시작연설에서 "요즘 참 어렵지 않나. 물가는 천정부지고 민생은 파탄 났다. 경제는 한마디로 폭망했다"며 "한반도 평화도 위기다. 내일 전쟁 나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험악하다. 세계에 자랑하던 민주주의도 지금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고 했다. 이어 "이제 심판해야 한다. 4월 10일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경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민에 반하는 세력 간 '전쟁'이라 생각한다. 정치 1번지 계양이 이제 경제 1번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계양을이 민주당 텃밭인 동시에 이 후보가 현역 의원인 점을 파고들었다. 원 후보는 "그동안 몇 달간 두발로 계양 전 지역을 찾아다녔는데, 주민들께서 한결같이 '25년간 계양에는 지역 발전이 없다', '그동안 계양의 정치인들이 도대체 한 게 뭐냐'고 말씀하신다"며 "선거 때만 되면 말로는 '이거 하겠다', '저거 하겠다' 말로는 잘한다. 그러나 계양은 나아진 게 없이 점점 방치돼 있다. 저 원희룡은 일하러 왔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험을 살려 일하는 성과를 가지고 늘 정직하게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인천 계양을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부천시 OBS 경인TV에서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계양을 후보자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어 상대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시간에서 이 후보는 원 후보의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국에 재정비 지구가 수없이 많은데, 1000억원씩 주면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하며 여기 지역만 1000억주고 다른 데는 안 주겠다는 건가.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지금 이 후보는 재개발·재건축과 혼동하는 것 같은데, 제가 얘기하는 건 재정비 촉진 지구로 50만평 이상 지구로 한꺼번에 지정하는 것이다. 이건 통합 재개발이기 때문에 현행법에 따라 국토부 공문을 받아 이미 주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며 "국토부 장관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궁금해하시는 모든 분께 국토부 회신 공문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이 후보가 계양을 국회의원을 지낸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추궁했다. 원 후보는 "지난번 국회의원 당선되실 때 귤현 탄약고 이전, 김포공항 이전 등을 약속했는데, 이 두 가지를 위해 무슨 노력을 해왔냐"고 했다.

이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매우 국가적으로 중대한 일이고 계양구 단위에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1년 몇개월 만에 뭐 했냐고 하면 그사이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건 불가피하다"며 "귤현 탄약고 문제는 정부 기관이나 계양구, 인천시 등과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토론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두 후보의 신경전은 극으로 치달았다. 원 후보가 지역구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명을 물으면서다. 이 후보는 "구체적인 아파트 이름을 외우고 다니는 건 아니다. 해당 지역에는 여러 차례 방문해봤다"고 했다 원 후보가 "하나만 얘기해보시라"고 재차 묻자, 이 후보는 "지금 기억이 안 난다니까 뭘 자꾸 물어보냐. 본인은 외워둔 모양"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와 원 후보는 이날 공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미디어리서치가 경기일보 의뢰로 지난 3월 31일~4월 1일 인천 계양을 선거구 거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 47.7%, 원 후보 44.3%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4%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안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이 대표는 50대(56.3%), 30대(55.7%), 만18~29세(51.1%)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원 전 장관은 60대(59.8%), 70대 이상(52.5%)에서 많은 지지를 얻었다. 40대는 이 대표 49.4%, 원 전 장관 45.1%로 오차범위 내였다. 성별로는 남성은 이 대표 50.6%, 원 전 장관 43.2%, 여성은 이 대표 44.7%, 원 전 장관 45.5%로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 지역별로는 1권역(계산2·4동, 작전서운동)에서 이 대표 51.9%, 원 전 장관 40.9%로 이 대표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2권역(계양1·2·3동)은 이 대표 43.7%, 원 전 장관 47.6%로 오차범위 내였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통신사에서 제공된 무선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무선 90%와 15개 주요 국번 RDD 유선 10%다. 응답률은 5.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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