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게임노트] LG 최원태 삼진 10개 잡았는데…승리는 NC가 챙겼다, 김성욱 3타점+이용찬 4아웃 세이브 역투

신원철 기자 2024. 4. 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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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김성욱이 2회 선제 2점 홈런을 터트린 뒤 앞서 득점한 서호철과 기뻐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NC 이용찬은 8회 2사 후 올라와 4아웃 세이브를 기록했다. 31일 롯데전 1⅔이닝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이닝 투구 투혼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NC가 전년도 우승팀 LG의 필승조를 무너트리고 3연승을 달렸다. LG는 3연패에 빠졌다.

NC 다이노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7-5로 이겼다. 선발 카일 하트가 5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잡았지만 4실점하면서 5회까지 끌려가고 있었는데, 6회 상대 필승조 공략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달 30일 사직 롯데전부터 3연승. 6승 2패로 승률 0.750이 됐다.

권희동이 2루타 포함 5타수 3안타를 기록했고, 타격감이 좋지 않아 7번타순으로 내려간 김성욱은 선제 2점 홈런과 동점 적시 2루타로 3안타 3타점을 올렸다. 마무리 이용찬은 8회 2사 후에 올라와 28구를 던지고 4아웃 세이브 역투를 펼쳤다.

#2일 NC 다이노스 선발 라인업

박민우(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우익수)-서호철(3루수)-김성욱(중견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 카일 하트

NC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손박박(손아섭-박민우-박건우)'에서 올해 '박권손(박민우-권희동-손아섭)'으로 상위 타순을 재구성했다. 타순 변화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타순 변화는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한다. 다만 김성욱이 본인 것을 못 찾고 있어서 그 자리(기존 6번)가 막혀있다는 느낌이 조금 있다. 오늘은 서호철과 자리를 바꿔 타순을 변형해봤다. 타순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3할 타율(0.321)과 4할 출루율(0.406), 0.500 이상의 장타율(0.571)을 기록하고 있는 4번타자 데이비슨에 대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공도 잘 본다. 다만 기대하고 있던 홈런이 하나밖에 나오지 않기는 했는데, 그래도 분명히 장타력을 갖고 있는 선수고 선구안이 되는 선수라는 점에서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 NC 강인권 감독이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2일 잠실 NC전 선발 라인업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구본혁(2루수), 선발투수 최원태

31일 키움전에 이어 구본혁이 2경기 연속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상대 선발 하트가 왼손투수인 점은 두 번째 이유고, 첫 번째 이유는 신민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다. 다리 쪽이 불편한 상태다.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의 상태가 나쁘지는 않은데 쉴 때 확실히 쉬고, 또 구본혁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구본혁이 왼손투수 공을 잘 치면 앞으로 오지환과 문보경이 페이스가 떨어져 있거나 상태가 안 좋을 때 내보낼 수 있다. 지금까지 경기에서는 아주 좋았다. 구본혁도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6회 1타점 2루타를 치고 공룡발 세리머니를 하는 NC 김성욱 ⓒ곽혜미 기자
▲ 2회 선제 2점 홈런을 치고 주먹을 불끈 쥔 김성욱. ⓒ곽혜미 기자

▶ NC는 한 방으로, LG는 연타로

NC는 김성욱의 홈런 한 방으로 2점을 뽑았다. 1회초 공격에서는 1사 후 권희동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가 나왔지만 데이비슨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박건우의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2회에는 선두타자 서호철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이 공이 뒤로 빠지면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폭투로 이어졌고, 김성욱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이 아닌 무사 1루에서 타격할 수 있었다. 김성욱은 볼카운트 1-2 불리한 상황에서 살짝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걷어올렸다. 타구는 시속 165.2㎞로 추정 비거리 115.6m를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었다.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의 '자기 것을 못 찾고 있다'는 걱정을 날려버리는 시원한 홈런이 나왔다.

LG는 3회까지 안타 2개와 볼넷 3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폭투 1차례로 8명이 1루를 밟았지만 점수를 얻지 못했다. 1회 1사 1, 2루 기회를 놓쳤고 2회에는 3연속 출루에도 도루 실패가 나오면서 맥이 풀렸다. 하트에게 탈삼진을 7개나 허용하면서 고전하고 있었다. 매 이닝 2명 이상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0-2로 끌려가던 4회 처음으로 선두타자가 나갔다. 문보경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박동원이 볼넷을 골랐다. 1사 후 구본혁의 기습번트가 LG의 동점 기회로 이어졌다. 구본혁은 이 기습번트로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주자를 모두 득점권에 보냈다. 박해민이 초구를 밀어 좌중간에 떨어트렸다. 주자 2명이 들어오기 충분한 타구였다.

4회 동점에 이어 5회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무사 1, 2루에서 득점이 나왔다. 김현수의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되고, 오스틴이 볼넷을 얻었다. 오지환의 번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 1사 1, 2루가 된 가운데 문보경이 우익수 오른쪽 공간에 떨어지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다 불러들였다.

▲ NC 권희동은 안타 3개를 몰아치며 중심 타순에 기회를 제공했다. ⓒ곽혜미 기자

▶ 필승조 공략 성공, NC 6회 역전극

클리닝타임을 2-4 열세로 맞이한 NC는 6회 공격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권희동이 2루타를 친 뒤 손아섭의 투수 땅볼 때 2루에서 잡히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하위타순이 2사 후 집중력을 발휘했다.

2사 2루에서 박건우가 볼넷으로 출루해 탈삼진 10개를 기록한 LG 선발 최원태를 끌어내렸다. 서호철이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쳤고, 이어서 김성욱이 1타점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김형준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여기서 김주원이 침착한 승부로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다. 이 볼넷으로 NC가 5-4로 역전했다.

NC는 김재열을 투입해 6회 수비를 마친 뒤 7회 1점을 더 달아났다. 권희동과 데이비슨의 안타로 1사 1, 2루 기회가 찾아오자 박건우가 좌전 적시타로 6-4를 만들었다. 바뀐 투수 박명근의 초구에 서호철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2사 만루에서 김형준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기록했다.

▲ NC 선발 카일 하트는 헛스윙 삼진만 10개를 기록했다. ⓒ곽혜미 기자

▶ 역대 14호 진기록, 양 팀 선발 나란히 두 자릿수 탈삼진

NC 하트와 LG 최원태는 나란히 10탈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양 팀 선발투수가 모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KBO리그 역대 14번째 진기록이다. 두 선수에 앞서 마지막 기록은 지난해 7월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나왔다. kt 선발 웨스 벤자민과 키움 선발 안우진이 나란히 11탈삼진을 기록했다.

하트는 5회까지 103구를 던지면서 7피안타 5볼넷으로 많은 주자를 내보냈고 실점도 4점이나 했지만 삼진 잡는 능력 하나는 탁월했다. 슬라이더가 30구로 가장 많았고 포심 패스트볼 29구, 투심 패스트볼 19구, 커터 17구, 체인지업 9구를 던졌다. 삼진 결정구는 주로 슬라이더였다. LG 왼손타자들이 하트의 슬라이더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탈삼진 10개가 모두 헛스윙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하트가 던진 변화구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하트는 타선 도움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하트 10K 결정구

1회 박해민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

1회 오스틴 체인지업 헛스윙 삼진

1회 오지환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

2회 구본혁 체인지업 헛스윙 삼진

2회 박해민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 포수 패스트볼

3회 김현수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

3회 오스틴 직구 헛스윙 삼진

4회 문성주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

5회 문성주 직구 헛스윙 삼진

5회 구본혁 투심 패스트볼 헛스윙 삼진

최원태는 6회 2사 후 볼넷 하나가 아쉬웠다. 이 볼넷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도전을 막았고 역전 위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교체 전 남겨둔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하면서 최원태는 5⅔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10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그래도 직구 최고 구속 150㎞와 함께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하트와 진기록을 합작했다. 5⅔이닝 동안 던진 101구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이 44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 22구 체인지업 17구 커브 15구를 섞었다. 투심 패스트볼도 4개를 던졌다. 삼진 결정구 가운데 직구가 많았던 점이 눈에 띈다. 구석에 꽂히는 시속 150㎞ 가까운 직구에 NC 타자들이 꼼짝 못했다.

#최원태 10K 결정구

1회 데이비슨 체인지업 헛스윙 삼진

2회 서호철 커브 헛스윙 삼진 낫아웃폭투

2회 김주원 직구 서서 삼진

2회 박민우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

3회 손아섭 직구 헛스윙 삼진

3회 데이비슨 커브 헛스윙 삼진

4회 서호철 직구 서서 삼진

4회 김성욱 직구 서서 삼진

5회 김주원 커브 헛스윙 삼진

5회 박민우 체인지업 헛스윙 삼진

불펜 싸움에서는 NC가 판정승을 거뒀다. LG는 최원태 뒤에 김진성(아웃카운트 없이 2피안타 2볼넷 1실점) 이우찬(⅔이닝 2실점) 박명근(⅔이닝)까지 필승조를 총출동시키고도 계속해서 실점했다. NC도 류진욱(⅓이닝 1실점)이 난조를 보였으나 임정호가 1⅔이닝 무실점으로 지난 경기(3월 31일 ⅔이닝 2실점)의 부진을 털어냈다. 이용찬은 8회 2사 후 구원 등판해 4아웃 세이브로 경기를 끝냈다.

▲ LG 좌타 라인을 상대로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NC 임정호 ⓒ곽혜미 기자

경기 후 강인권 감독은 "오늘 경기는 5회와 6회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득점한 장면이 승리로 이어진 결정적 순간이었다. 김성욱 권희동 선수의 활약이 승리의 발판이 됐고, 경기 후반 나온 불펜들이 본인의 임무를 다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하트 선수의 KBO 첫 승 축한한다.

오늘 경기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용찬은 "어려운 경기 이겨서 다행이다. 멀티 이닝 투구는 문제 없다. 오늘도 내가 맡은 역할에 집중했다. 오늘도 그랬고 앞으로도 팀이 나를 필요로하는 순간에 내 몫에 집중하겠다.

오늘 경기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마지막 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승리라는 결과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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