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대 때문에 여객선 회항…승객 190명 ‘발 동동’
[KBS 제주] [앵커]
제주를 오갈 때 여객선 이용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차 한 대 때문에 승객 수백 명을 태운 여객선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회항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와 진도를 오가는 3천여 톤급 여객선입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쯤, 제주에서 진도로 출발한 이 여객선이 출발 30분 만에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객선 화물칸 입구에 차를 실은 차주가 배에 타지 않았던 겁니다.
진도에 도착하더라도 이 차가 화물칸 입구를 막아 안에 실린 차량 70여 대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안내방송 : "승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당시 배에 있던 한 오토바이의 위치정보입니다.
여객선이 제주항에서 북쪽으로 33km가량 이동했다가 회항하는 항적이 고스란히 기록됐습니다.
선사 측은 제주항 인근 2km 해상에서 예인선을 통해 차 키를 건네받고서야 다시 진도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참나…. 참 미치겠네."]
선사 측은 당시 진도에 도착하자마자 해당 자동차를 견인하려 했지만, 차주가 거부했고 키도 스마트 키여서 복제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배는 1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하면서 190명의 승객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탑승 승객/음성변조 : "배를 다시 제주도로 돌아간다는 건 사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미리 다른 조치를 하면 되는데."]
탑승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선사 측은 승객들에게 사과하고 운송 약관에 따라 여객 운임과 차량 선임의 10%를 환불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해당 차주는 여객선 터미널 입구를 다른 곳으로 착각해 승선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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