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영사관 폭격… 중동 확전 ‘뇌관’ 터지나

이지안 2024. 4. 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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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일(현지시간)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등 고위 간부 최소 7명이 사망했다.

IRGC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에 감행한 공습으로 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사령관 등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이란 영토에 해당하는 해외 주재 영사관 건물을 공격한 것은 가자지구 전쟁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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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보복’ 천명… 정면충돌 우려
쿠드스군 수장 등 고위급 7명 사망
이란, 안보리 회의 소집 요청
헤즈볼라도 “처벌과 응징” 경고
美 “사전통보 없어” 이란 달래기
F-15 전투기 판매 제동 걸릴수도
이, 가자지구 구호단체차량 공습
이스라엘군이 1일(현지시간)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등 고위 간부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이란이 즉각 보복을 예고하며 가자지구 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정면충돌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IRGC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에 감행한 공습으로 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사령관 등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폭삭 무너진 건물… 실종자 찾기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에서 구조대원 등이 잔해를 수습하며 실종자 등을 찾고 있다. 다마스쿠스=AP연합뉴스
전쟁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공습으로 이란인 8명과 시리아인 2명, 레바논인 1명 등 모두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는 등 인명 피해 규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미사일 6발을 발사해 영사관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란 영토에 해당하는 해외 주재 영사관 건물을 공격한 것은 가자지구 전쟁 이래 처음이다. IRGC의 정예 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을 포함해 군 고위 간부가 7명이나 사망해 이란이 입은 타격도 막심하다. 사망한 자헤디 사령관은 2016년까지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쿠드스군의 수장으로 군을 이끈 인물이다. 미국 액시오스는 2020년 미군에 의해 폭사한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이후 살해된 IRGC 간부 중 자헤디 사령관이 가장 고위급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을 천명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침략적인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이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이란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그러한 비난받을 만한 행위에 단호한 대응을 취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고유한 권리를 지닌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서도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러시아에 요청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도 소집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란의 규탄 요청에 따른 후속 조치로 2일 안보리 공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구조대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스라엘군은 공격 여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 4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격받은 건물이 “영사관이 아니라 일반 건물로 위장한 쿠드스군의 군사 건물”이라고 주장했다.
전례 없는 공격 수위에 확전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쿡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대리 세력(친이란 민병대)을 이용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을 늘릴 수 있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도 확대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헤즈볼라는 1일 성명에서 “적은 이 범죄에 대해 처벌과 응징을 당해야만 한다”며 보복에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이란 달래기에 나섰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는 액시오스에 “미국은 이번 공격과 관련이 없으며, 이스라엘로부터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을 이란에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개시 몇 분 전에야 미국 정부에 공격 계획을 알렸으며, 영사관 건물이 공격 대상이라는 점은 알리지 않았다고 고위 관리는 덧붙였다. 이번 공격으로 미국의 F-15 전투기 판매 등 이스라엘 무기 지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국제구호단체 차량을 공격하기도 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센트럴키친(WCK)은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창고에 구호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WCK의 차량 세 대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타고 있던 직원 등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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