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격도 들썩…한 달 새 30% 뛴 양배추, 1포기에 5000원

작황 나빠지면서 지난 1일에는 5409원까지 치솟아
3월 농산물 가격 20.5%↑…두 달 연속 20%대 상승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을 찾아 농축산물 유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일 물가 상승에 이어 채소 가격도 덩달아 뛰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양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포기당 4931원이다. 1년 전(3789원), 1개월 전(3820원)과 비교하면 약 30%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이날 양배추 1포기는 3450원에서 7590원까지 폭넓게 분포했다. 해당 가격은 전국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37곳의 정보다.

이날 가격은 전날보다 그나마 떨어진 수준이다. 전날인 1일의 평균 소매가격은 5409원이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률만 41%였다. 이날 경기 성남의 한 유통업체에선 양배추 1포기가 7990원에 달했다.

양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26일 4028원을 기록하며 4000원대에 진입했고, 불과 3일 만인 29일 5301원을 기록하며 5000원대를 돌파했다. 이어 전날 5409원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지난 2월 잦은 비와 산지 일조량이 부족하면서 작황이 나빠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제주를 비롯해 무안, 해남 등 산지에서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해 출하량이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양배추 가격이 수일 사이에 급격하게 오르면서 주로 양배추를 구매하는 식당 등 외식업계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대형마트의 경우 1포기에 3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양배추 1포기 가격은 각각 3480원, 3450원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농가와 사전 계약으로 수급에 크게 문제없다는 것이 이들 유통업체들의 설명이다.

일부 채소 가격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당근 1㎏ 가격은 이날 4596원으로 1개월 전(4133원)보다 11% 올랐다. 양파는 1㎏당 2739원으로 1개월 새 15.4% 상승했다. 양파 가격은 1년 전보다 5.8% 낮지만, 평년보다는 16% 높은 수준이다. 풋고추(청양고추) 100ｇ당 가격은 1828원으로 1개월 전(2316원)보다 21% 떨어졌다. 하지만 1년 전과 평년에 비하면 각각 51.4%, 69.8% 올라있다.

대파 가격은 하락세에 있다. 대파 1㎏은 2504원으로 1개월 전(4024원)보다 37.8% 떨어졌다. 1년 전(3247원)보다 23% 낮은 수준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1.7% 상승했다. 이는 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20.5% 올라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물가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4월부터는 일조 증가, 대체 과일 공급 증가 등 공급 여건이 개선되고 정부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물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고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더해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정부 지원이 유통업자들의 배만 불리게 해줄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유통단계 축소와 함께 유통 주체별 불공정행위를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