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로 한국 로봇기술 세계에 보여줄것"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4. 4. 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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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로봇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겠습니다."

앳된 얼굴인 강승환(20)·정성일(19) 선수의 목소리에서 비장함이 묻어 나왔다.

강승환·정성일 선수는 오는 9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을 앞두고 진흥원에 입소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강 선수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기쁘지 않았다"며 "다른 친구들은 국가대표를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라서 직종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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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기능올림픽 출사표 강승환·정성일 국가대표
창원기계공고 선후배 호흡 척척
지난달 합숙소 입소해 맹훈련
"MVP가 목표 … 나라 빛낼 것
기능경기인 격려해줬으면"
오는 9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하는 강승환(왼쪽)·정성일 로봇시스템 통합 국가대표가 인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 입소해 훈련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당연히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로봇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겠습니다."

앳된 얼굴인 강승환(20)·정성일(19) 선수의 목소리에서 비장함이 묻어 나왔다. 첫 출전이지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22일 매일경제가 찾은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훈련장. 강승환·정성일 선수는 오는 9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을 앞두고 진흥원에 입소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방 한 칸에서 노트북을 들고 샛노란 로봇팔을 조종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창원기계공고 선후배 사이인 두 선수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호흡이 척척 맞았다. 이들은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수많은 담금질을 거쳤다. 지방·전국대회를 휩쓸었는데도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서는 국가대표를 선발하지 않아서 각자 회사와 학교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강 선수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기쁘지 않았다"며 "다른 친구들은 국가대표를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라서 직종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산로보틱스에서 근무하던 중 국가대표 선발이 이뤄진다는 얘기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정 선수는 "작년 전국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둬 아쉬워하던 중에 국가대표 선발 소식을 들었다"며 "마지막 도전이란 마음으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성화고 기능반 진학을 응원해주셨던 부모님과 훈련을 도와준 형·누나들을 위해 국가대표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강승환·정성일 선수 눈빛이 반짝였다. 선후배 사이지만 로봇시스템 통합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사뭇 달랐다.

강 선수는 조기에 취업하기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했다가 친구 권유로 기능반에서 로봇시스템 통합을 접하게 됐다. 그는 "창원기계공고 입학 당시에는 코로나19가 한창이어서 무기력했다"며 "친구 권유로 로봇기능반에 들어갔고 지방·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선수는 정보기술(IT)에 대한 관심으로 경남 김해에서 창원기계공고까지 달려왔다. 정 선수는 "처음에는 메카트로닉스 기능반을 택했다가 나왔다"며 "산업용 로봇기능반을 가보니 로봇팔이 엄청난 속도로 공중을 가르는 모습에 매료돼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을 택했다"고 힘줘 말했다.

힘든 일도 많았다.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순간이 이들에게는 사치였다. 한국을 넘어 세계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훈련만이 살길이었다. 정 선수는 "밤늦게까지 훈련을 이어가고 주말에도 쉴 틈이 없었다"며 "로봇팔로 반복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번아웃 현상도 왔다"고 말했다.

친구와 가족 응원 덕분에 고비를 넘겼지만 기능올림픽에 대한 무관심으로 힘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 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 등과 달리 기능올림픽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기능올림픽 국가대표를 위한 퍼레이드는 경제가 고속으로 성장하던 시절의 영광으로만 남았다. 강 선수는 "대회 기간만이라도 다양한 매체에서 기능올림픽을 다뤄주고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옹 기능올림픽에서 경계할 국가로는 독일·중국·대만을 꼽았다. 독일은 전년도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팀이다. 최근 중국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종합우승까지도 잇달아 거머쥐었다. 지난해 대만은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 처음 나와 은메달을 획득한 저력을 갖고 있다.

강 선수는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서 쌓았던 전문성을 살려서 한국에서 로봇시스템을 가장 잘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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