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이렇게 못하는 정부 처음"

▲ 성 선생 친손자 성낙진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 전 대통령이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울산을 찾았습니다.

오늘(2일) 오전 울산 동구 보성학교 전시관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문 전 대통령은 동구에 출마한 민주당 김태선 후보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지역 유권자들과 차례로 악수하거나 사진을 찍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울산 방문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이나 후보를 찾아 조용히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성학교 전시관과 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 생가를 차례로 찾은 문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 대해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며,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 산업을 되살렸듯이 김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하고, 그의 당선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습니다.

오후에는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과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인연이 있는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이어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그의 지역 공약사항이었던 태화강 국가정원을 거닐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중구 출마자인 민주당 오상택 후보를 격려했습니다.

이곳에서 문 전 대통령은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 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정치가 너무 황폐해졌고 막말과 독한 말이 난무하는 저질의 정치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남구 삼호동에서도 벚꽃이 만개한 궁거랑길을 걸으며 남구 출마자인 민주당 전은수 후보와 덕담을 나눴습니다.

궁거랑길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선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과 후보를 찾아서 조용히 응원하고 격려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오늘 문 전 대통령의 방문에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선거개입'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대위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퇴임 후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이 어제 부산 방문에 이어 오늘은 울산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다"며, "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며,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질타했습니다.

또 선대위는 논평에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언급하며,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국회의원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시선은 이 모든 불법의 최종 책임자인 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울산시민과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전례 없는 선거유세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