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올라도 웃지 못하는 농민들, 왜?

박영민 2024. 4. 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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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사과'로 불릴 만큼 크게 올랐던 사과값이 요즘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바구니에 담기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과일값이 오르면 가장 반길 곳이 농가일텐데 그렇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박영민 기자가 농민들을 만나 왜 그런 건지, 무엇이 문제인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경북 문경의 사과 재배 농가.

모처럼 사과를 팔아 목돈을 만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일찍 접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전년보다 60%가량 오른 가격으로 농협에 출하하긴 했지만 소득은 반토막 났기 때문입니다.

냉해와 병해충으로 생산량이 3분의 1 줄어든 데다 인건비와 농자재값까지 올라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3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지승용/사과 재배 농민 : "'사과 농사지으면 돈 벌겠구나' 하지만 모든 비용을 따져봐서는 저희 농가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감귤 농가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비싼 사과와 배를 대체한 귤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감귤값이 80% 가까이 올랐어도 상승분만큼의 이익을 보지 못했습니다.

[현성익/감귤 재배 농민 : "(3.75㎏에) 3천 원, 3천5백 원 많이 줘야 그렇게 해서 포전거래(밭떼기 거래)를 해요. (시장에선) 만 원, 만 오천 원 이렇게 받잖아요."]

유통구조가 왜곡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사과의 경우 생산에서 소비까지 5단계를 거치고 나면, 최종 소비자 가격은 농민 출하 때보다 3배 가까이 뜁니다.

운송 등 유통 단계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60%가 넘습니다.

이 중 도소매 과정에 붙는 이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과정에 대형 도매법인들이 독점 운영하는 경매제가 한몫합니다.

경매가 등락 폭이 심해 농민으로서는 제값을 받고 있는지 의심이 큰데, 도매법인들은 경매 물량이 적든 많든 수수료만 챙기면 되는 구조여서 유통비용만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된 게 서울 강서시장에서 운영 중인 '시장 도매인' 제도 활성화입니다.

경매 단계를 아예 없애 유통 단계를 3단계로 줄인 만큼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겁니다.

[김완배/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 : "(유통)시간도 짧아지니까 신선도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겠죠. (그래서) 유럽은 벌써 오래전부터 이러한 거래 제도를 하고 있는 거죠."]

정부도 이런 이점을 알고 있지만 도매시장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확대시행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이재섭/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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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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