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노린 토렌트 무더기 고소 "공권력 이용한 장사" 언제까지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처음엔 보이스피싱이나 스팸 전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가 됐다고 확인해 보라는 내용의 경찰 전화였다."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이 모 씨(48·남)는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파일 공유 프로그램(P2P) 토렌트를 이용해 영화를 불법으로 내려받았다는 혐의였다. 조사 결과 이 씨는 해당 영화를 다운로드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해당 고소 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그러나 이 씨는 이 과정에서 "영화사와 로펌이 공권력을 이용해 합의금 장사를 하는 것만 같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토렌트 이용자를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형사 고소는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렌트는 파일을 조각으로 쪼개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운로드하는 순간 동시에 업로드(배포)가 이뤄지면서 사용자들 간 부족한 조각을 채워 전체 파일이 공유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때문에 단순 다운로드가 아니라 저작물을 유포한 '전송' 행위(복제권, 전송권 침해)로 인정돼 저작권법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 일부 저작권자와 로펌의 고소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 2010년대 합의금을 목적으로 한 무더기 기획 고소가 문제가 된 바 있다.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활성화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이 같은 기획 고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2일 <뉴스1>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이런 고소는 대개 합의금 100만~200만 ㄴ원 선을 과표 기준으로 정해 놓고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소 대상이 학생이나 경제력이 부족한 경우 여기서 합의금을 좀 더 깎아주는 식이다.
문제는 고소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뤄지는 데다 경찰의 다른 수사를 방해할 정도라는 점이다. 한 지역 경찰서는 현재 배당된 토렌트 저작권 고소 사건만 20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경찰에 월 100건 넘는 사건이 접수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일선 경찰서 수사관은 "중요한 수사를 못 할 정도로 고소가 들어온다. 수사 인력 10명 중 1명은 이것만 담당할 정도"라며 "민사로 가도 되는 문제를 법을 이용해 형사 소송으로 끌고 가 공권력을 이용해 합의금 장사를 하는 거로밖에 안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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