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자금이 키운 트럼프 미디어…상장 일주일째, 주가는 폭락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4. 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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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자금 출처 조사중…
주요 투자자는 틱톡과 관련,
트럼프 최근 틱톡 규제 반대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등 부정지출 사건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얘기를 하고 있다. 2024. 3 .26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주주로 있는 트루스 소셜의 상장법인인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그룹코프(TMTG)'가 지난주 상장 후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사실상 트럼프라는 요체만 빼면 실체가 없거나 자금출처를 알 수 없는 의문 투성이 회사가 턱없이 높은 가치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면서 연일 이슈가 되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TMTG는 나스닥 시장에서 오후 1시 이후 27% 이상 폭락하면서 지난주 상승세를 모두 반납했고, 결국 합병우회상장 시초가 아래로 떨어졌다. 당초 49.95달러에 시작했던 이 주식은 현재 45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트럼프 팬덤에 기댄 터무니없는 가격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연간 수백억대 적자를 내고 있는 가입자도 얼마 안되는 SNS 회사가 현재 시가총액만으로도 60억 달러(약 8조원) 안팎에 이르고 있어서다.
트위터서 쫓겨나더니...러시아 돈으로 연명
푸틴-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말기 2021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자신을 지지하는 폭도들의 국회의사당 공격을 두둔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용이 금지되며 쫓겨났다. 이들 SNS를 활용한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폭동의 근거가 됐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잠시 '트럼프의 책상에서'라는 웹페이지를 사용하다가 폐쇄했고, 이후 자신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 출연자 두 명인 웨스 모스(작가)와 엔디 리틴스키(라디오 진행자)의 추천을 받아 TMTG를 만들고 그 해 하반기 '트루스 소셜'을 시작했다.

하지만 트루스 소셜은 서비스 시작 단 몇 달 만에 자금난에 처했다. 이 무렵 TMTG는 러시아 관련 기관으로부터 총 800만 달러(108억원)를 2차례에 걸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지는 이에 대해 200만 달러는 팩섬 뱅크(Paxum Bank)가, 나머지 600만 달러는 'ES가족신탁(Family Trust)'이 댔다고 보도했다.

팩섬뱅크는 전직 러시아 관리인 알렉산드르 스미모프(Aleksandr Smirnov) 친척인 안톤 포스톨니코프(Anton Postolnikov)가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ES가족신탁도 팩섬뱅크와 이사진이 일부 같아 관계성이 농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부터 뉴욕 남부 지방검찰청은 이와 관련한 불법자금 조달 조사를 펼치고 있다.
적자투성이 회사에 4000억 짜리 중국 페이퍼컴퍼니 합병
트루스 소셜 경영 이사진 /사진=Yahoo Finance
트루스 소셜은 지난해 3분기까지 광고 매출로 330만 달러(약 45억원)를 올렸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900만 달러(약 664억원)에 달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준으로 다시 현금이 공급되지 않으면 연명이 어려웠던 수준이다.

하지만 모회사인 TMTG는 2022년부터 상장사 전환을 위해 디지털월드에퀴지션코프(DWAC)라는 스팩(SPAC) 즉 우회상장용 껍데기 페이퍼컴퍼니를 마련해뒀는데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단 DWAG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미국 증시에 중국기업을 상장하는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ARC캐피탈이 만든 것이었다.

ARC는 싱가포르 자금으로 DWAC를 만들었는데 초기자금은 200만 달러였지만 트럼프의 미디어와 합병할 계획이 알려진 이후 투자금은 3억 달러(약 4000억원)까지 급증했다. DWAC의 CEO(최고경영자)인 패트릭 올랜도는 전직 도이치뱅크 금융인 출신으로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면서 동시에 중국 우한에 본사를 분 '윤홍 인터내셔널(Yunhong)' CEO도 직전까지 경영한 인물이다.

당초 TMTG와 DWAC는 2022년부터 합병을 예고했지만 그 실행은 번번이 실패했다. 특히 2022년 9월 합병은 그 직전에 트루스 소셜의 웹 호스팅 회사가 160만 달러의 채무를 법적조치로 종용하면서 미뤄졌고 그 결과 DWAC 주가도 계속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당시까지만 해도 재선 가능성이 모호했지만 이후 1년 반 사이 공화당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그에 대한 '베팅'이 확실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TMTG와 DWAC의 합병은 여섯 차례나 연기되다가 트럼프 대선후보 확정과 지지세 확인 후 많은 의문점과 자금문제에도 불구하고 상장이 승인되는 수순을 보였다.
적자기업 6000억 쳐줬지만 상장 후 매출 2000배 가치
트루스 소셜 기관투자가 주주구성 /사진=Yahoo Finance
망해가던 TMTG와 4000억원짜리 페이퍼컴퍼니 합병은 6대 4의 비율로 이뤄졌다. 실상 상장 후 트럼프가 59% 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지분가치를 '0'으로 볼 수도 있는 TMTG를 일단 상장 전 6000억원 안팎으로 쳐준 셈이다.

하지만 TMTG 주주들의 결정이 배임에 이르지 않는 까닭은 TMTG를 오버밸류로 평가했다고 해도 상장 후 티커가 'DJT'로 명명된 합병사 가치가 첫 날 80억 달러(10조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면책될 수 있다. 트럼프라는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있는 정치가에 대한 팬덤과 그에 기초한 투자열기가 매출액 대비 2000배가 넘는 무형의 가치로 증명된 것이다.

TMTG의 주가는 상장 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현재까진 적어도 60억 달러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상장 후 6개월 간 이사진 동의 없이 주식을 팔 수 없는 최대주주 트럼프 외에 DWAC에서부터 투자해 주주가 된 주주인원은 상장 후 소액개인투자자를 제외하면 143개로 파악된다.
주주로 투자한 이들에 특혜와 공정성 시비일 듯
[워싱턴=AP/뉴시스] 1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소셜미디어 틱톡 애호가들이 지나가는 운전자들을 향해 틱톡 지지 팻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인 1억7천만 명이 이용하는 틱톡의 미국 내 유통을 금지한다는 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돼 많은 틱톡 애호가가 반발하고 있다. 미 하원은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라 미국의 안보가 우려된다는 게 이유로 틱톡 금지 법안을 승인했다. 2024.03.14. /사진=민경찬
143개 주주군은 대부분 기관투자가 형태를 띄는데 가장 높은 2.02%를 들고 있는 서스퀘한나(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부터 문제가 지적된다. 이 회사 창립자인 제프 야스(Jeff Yass)는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이면서 최근 미국 하원의회가 금지시킨 틱톡(TikTok) 모회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주요 투자자이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최근 트럼프가 틱톡 금지에 대해 반대의견을 펼치면서 오히려 페이스북 등 자국 미디어를 저격한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CNN 등은 야스와 트럼프가 실제로 트럼프의 관련 언급 이전에 실제로 만났다는 보도를 했다.

트럼프를 저격하는 언론들은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 중국 등 미국이 최근 문제를 삼고 있는 국가들의 투자기관이 TMTG를 대량으로 매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가 최근 처한 민사소송 벌금이나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TMTG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에게 줄을 대려는 미국 입장에서의 적성국가들이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베팅할 여지가 크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게다가 정규 공시의무에 따르더라도 5% 이하의 투자자는 5월 중순까지 보유 지분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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