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규 입사 16%가 1년 내 퇴사… 기업들 “인당 2000만원 손해”
퇴사자 대부분 “후회한 적 없다”… 이직, ‘커리어 관리’로 인식 증가
기업들 채용-인수인계 비용 부담… 멘토링 등 초기 적응 지원 늘려
최근 한 20대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 올린 ‘퇴사 브이로그’에서 밝힌 퇴사 이유다. 영상 관련 업체에서 일했던 그는 입사 3개월 만인 지난해 말 사직서를 냈다. 이처럼 온라인에는 20, 30대 직장인이 자신이 퇴사한 이유나 퇴사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가 넘쳐난다.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인 브이로그는 평범한 일상을 촬영한 영상 콘텐츠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퇴사와 이직이 활발해지면서 입사한 지 1년 내에 ‘조기 퇴사’를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근로 여건이 좋은 대기업에서조차 신규 입사자 10명 중 1, 2명이 1년 내에 퇴사하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크다. 조기 퇴사자 1명당 2000만 원 이상 손해가 발생하는 등 직원 퇴사에 따른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신입 직원의 초기 적응을 돕는 것이 근로자와 회사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직장인 66% “1년 내 퇴사해 봤다”
1년 내 퇴사한 응답자 대부분은 ‘퇴사를 후회한 적이 없다’(69.3%)고 했다. 반대로 퇴사를 후회한 적이 있는 경우 상당수(43.7%·복수 응답)는 ‘1년 미만의 업무 경력을 이력서 등에 활용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답했다. 재취업이 어렵거나, 이직한 회사 역시 만족스럽지 않아 후회했다는 답변도 각각 38.2%, 35.7%를 차지했다.
한 직장에서 5년 이상 근속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36.8%에 그쳤다. 이유는 ‘어쩌다 보니 이직 기회를 놓쳐서’(35.5%)가 가장 많았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이직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한 직장에서 5년 이상 다닌 적 있는 응답자의 46.8%는 그로 인해 후회한 적이 있었다. 주로 연봉이 크게 오르지 않았거나, 경력과 직급이 무거워져서 오히려 이직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요즘은 이직을 커리어 관리로 생각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더 좋은 회사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 “신규 직원 나가면 2000만 원 손해”
응답 기업의 75.6%는 신규 입사자의 조기 퇴사로 인한 손실 비용이 1인당 2000만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채용, 교육, 업무 인수인계 등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13.3%)는 이로 인한 손실이 1인당 6000만 원 이상이라고 했다.
이 같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신규 직원의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입사 초기 직원에게 선배의 멘토링이나 선배·동기와의 대화, 합숙 교육 등을 제공해 회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입사자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 직원의 조기 퇴사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지만 중소기업들은 이를 활용할 여건이 안 되는 곳이 많다”며 “올해 신설된 청년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기업 취업 청년들의 입사 초기 적응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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