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폭력 사건 16건 진상규명 결정…군경 가해자는 특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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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가 5·18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여성 성폭력 사건 16건에 대해 '진상 규명'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성폭력 가해자를 한명도 특정하지 못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조사위)가 2일 공개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조사 보고서를 보면, 5·18 성폭력 조사 대상 사건 19건 가운데 진상 규명 결정이 내려진 것은 16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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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가 5·18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여성 성폭력 사건 16건에 대해 ‘진상 규명’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성폭력 가해자를 한명도 특정하지 못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조사위)가 2일 공개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조사 보고서를 보면, 5·18 성폭력 조사 대상 사건 19건 가운데 진상 규명 결정이 내려진 것은 16건이다. 피해 유형(중복피해 포함)은 성폭행 및 성폭행 미수 9건, 강제추행 5건, 성고문은 1건, 성적 모욕 및 학대는 6건, 재생산 폭력 3건 등이다. 조사위는 “재생산폭력은 임신 중 강간으로 인한 임신중절수술, 자상 등으로 자궁을 적출한 사례 등이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첫 성폭력 피해는 5월18일 누문동에서 발생했다. 당시 계엄군 5~6명이 피해 여성(당시 21살)의 옷을 면도날로 찢고 속옷만 입힌 상태로 구타했다. 또 다른 피해자(당시 27살)는 5월19일 밤 전남여고 후문에서 군인들에게 붙잡혀 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당시 임신 3개월이었으며 성폭행을 당한 후 임신중절수술을 했다. 군인들은 군용트럭으로 여성들을 납치하거나, 연행자를 잡으려고 승차한 대형버스를 광주 도심 외곽으로 몰아 버스 차장(여성 승무원)을 성폭행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5월19일 광주 금남로에서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계엄군을 가위로 찌른 뒤 자해를 시도했다. 조사위는 “이 생존자는 5월21일 발포 후 총알 파편이 온몸에 박히고 구타를 당해 장 파열로 하혈한 뒤, 1년7개월간 코마 상태로 입원해 있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났다”고 밝혔다. 5월21일 이후 발생한 성폭력 3건 모두 야산과 골짜기에서 2~3명의 군인 등에 의해 발생한 집단 성폭행이었다. 5월27일 신군부의 광주 재진입작전과 연행·구금·조사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수사실 복도 화장실과 여관 등지로 끌려가 피해를 당했다.

성폭력 생존자들은 수십년간 정신적 피해에 시달렸다. 진상규명 결정된 16건 중 8명의 피해자가 사건 직후 서둘러 결혼했으나, 현재까지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피해자는 2명(남편 사망 1명 제외)뿐이다. 조사위는 “나이가 어렸던 청소년 피해자들은 사건의 충격으로 정신과 질환을 앓다가 생을 마감하거나 지금까지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힘겹게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성폭력 의혹 사건 52건 중 33건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최종 조사 대상을 19건으로 줄였다. 조사위는 “피해자가 사망, 자살, 병환으로 피해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나 가족이 조사를 거부한 사례 등에 대해 조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와 5·18단체에선 5·18성폭력사건과 관련해 책임자와 가해자 처벌을 요구해왔지만, 조사위는 가해자로 지목된 군인과 경찰 등을 상대로 127회 조사를 벌이고도 단 1건도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2019년 12월 출범한 조사위는 직접 수사권 없이 검·경 고발 및 수사의뢰, 감사원 감사요구, 특별검사 요청 등 간접수사권만 행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계엄군 등에 의한 5·18성폭력 사건은 2018년 한겨레 5월8일과 10일치 단독보도로 처음 공론화됐다. 한겨레 보도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고, 이후 여성가족부·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가 참여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꾸려져 2018년 10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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