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돈 들어올때 당겨놓자”...하이닉스·롯데 ‘이것’ 발행 쏟아낸다
부동산 PF 대책 변수 피해
롯데쇼핑 등 서둘러 조달 나서
4월 역대급 만기 도래도 한몫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총선 직전까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13곳에 달한다. 발행 예정 규모는 1조6650억원이다.
결산실적 공시가 이뤄지는 3월 이후에는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지 않지만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서 발행이 몰렸다.
1일 하루만 해도 SK하이닉스(신용등급 AA), 교보증권(AA-), OCI(A+), 롯데글로벌로지스(A), LS엠트론(A) 등 5곳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년 만에 국내 회사채 시장을 찾은 SK하이닉스는 총 3800억원 모집에 2조85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최대 7500억원까지 무난히 증액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코오롱인더, 대웅제약, GS파워, HD현대일렉트릭, 대상홀딩스,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SK네트웍스 등 다수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미 1분기 역대급 규모로 회사채가 발행됐지만 총선 직전까지도 회사채 시장이 북적이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38조8726억원으로 역대 1분기 발행 규모 중 가장 컸다. 4월 만기 도래 규모가 커 발행을 서두른 곳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4월 만기 예정인 일반 회사채 규모는 12조3543억원으로 월별 만기 도래 규모 중 역대급이다.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세도 이어지고 있어 발행에 유리한 환경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등급 회사채 3년물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연초 75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 29일 기준 60.4bp까지 줄어들었다.
다만 올해 1분기 지속됐던 순발행 기조는 총선 이후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당수 기업들이 총선 이전에 계획된 발행을 끝내고 총선 이후에는 발행 소강 상태를 보일 전망”이라며 “순상환기조를 보여 수급 측면에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것은 비단 국내만의 상황이 아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의식해 글로벌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앞당겼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시장정보업체 LSEG 데이터를 인용, 글로벌 기업들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6060억 달러(약 815조원) 규모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대비 약 40% 증가한 수치이며 1990년 이후로 가장 많은 물량이다.
테디 호지슨 모건스탠리 채권부문 글로벌 공동책임자는 “투자등급 회사채는 일반적인 발행 일정보다 약 2개월 정도 앞당겨 발행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2024년 상반기에 대부분의 자금 조달을 완료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국면이 이어질 경우 연말로 갈수록 시장 변동성이 커져 회사채 발행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미국 회사채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 간 차이를 나타내는 금리 스프레드가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 역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게 하는 요인이라고 FT는 전했다.
존 하인스 웰스파고 투자등급 채권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4분기 이전에 연간 자금 조달을 완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낮은 금리 스프레드,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에 더해 미 대선까지 겹쳐 기업들로선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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