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어 진료 못받고 배달은 밀리고…‘이것’ 바꾸자마자 대혼란
의료·물류·건설업 분야 종사자
이달 1일부터 근무시간 규제 시작
물류 지연되고 배송비 늘어나
의료 인력 부족에 공백 우려돼
건설 공기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정부·기업이 협업해 의료 인력 증원과 자율주행 물류 차로 신설 등의 다양한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못 미친다는 인식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2024년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야근 왕국’으로 악명높은 일본은 그동안 근로자의 시간외근무에 대해 별다른 지침이 없었다. 하지만 지나친 야근에 따른 과로사가 문제가 되면서 후생노동성은 지난 2018년 ‘일본판 주52시간 근로제’에 해당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을 제정했다.
이날 3개 분야에 대한 유예가 종료되면서 의사와 트럭 운전사는 연 960시간, 건설업 노동자에게는 연 720시간의 초과 근무 시간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의사의 경우 의료기관별로 노사 협의를 거친 뒤 지방자치단체에 연장을 신청할 경우 최대 연 1860시간까지 초과근무가 가능하다.
한국의 주52시간제와 비교할 때 훨씬 여유 있는 초과시간을 적용하는 일본이지만, 이것을 ‘문제’라고 부른 데에는 저출산 고령화로 만성화되는 인력난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트럭 운전사 수급이다.
전자상거래로 택배 취급 숫자가 2014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자동차 운송업의 유효구인배율(구인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값)은 지난해 2를 넘어섰다. 이는 운송업계가 원하는 인력의 절반 밖에 인력을 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트럭 운전기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인력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우편은 1명의 운전사가 담당하던 1000km가 넘는 도쿄-후쿠오카 운송을 중간 지점인 오카야마에서 운전사와 트럭을 바꾸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하루 12시간 일하는 운전자 근로 시간을 2시간 정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가와택배는 기존에 운전자가 하던 짐의 적재와 하역 작업을 전담하는 인력을 새로 채용했다. 운전자의 운전 시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관광회사인 하토버스는 도쿄 교외 당일치기 관광상품의 내용을 바꿨다. 도쿄 도심에서 도치기현 닛코로 향하는 코스는 왕복 10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이를 9시간으로 줄이기 위해 중간에 들리던 관광토산품점 방문을 없앴다.
의료 분야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병원 차트 작성을 전담하는 직원을 채용하는 곳이 나왔고, 건설 업계는 인공지능(AI)과 드론 등을 활용해 공사 관리 시간 줄이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물류 분야에서는 당장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가와택배는 이날부터 개인용 택배의 기본운임을 평균 7% 정도 올리기로 했다. 야마토운수도 택배 가격을 2% 인상한다. 수요가 많은 골프택배의 경우 편도 기준으로 가격이 320엔 오른다.
또 일본우편은 일부 지역의 속달 우편물 배달 시간을 종전보다 반나절에서 최장 하루까지 늦추기로 했다. 기존에는 간토 지역에서 규슈로 배달해도 하루 정도면 가능했는데, 이게 이틀로 늘어나는 것이다.
닛케이는 “운전자 부족으로 운수·건설업의 임금은 지난해보다 3~4% 올랐다”며 “버스 업계는 장거리노선을 폐지하고 토요일 운행 편수를 줄이는 등 국민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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