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조 “수술 절반 줄어”…환자단체 “항암치료 못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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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이탈한 병원 노동조합과 환자단체가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호소하며 정부와 의료계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겠다면서 의대 증원 2천명 숫자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의사와 정부 여당만 참여하는 대화체가 아닌 환자와 병원 노동자, 시민 대표까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체 '국민 참여 공론화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노조 대표자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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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따른 피해 증언 쏟아져
“외래 20%·병상가동 50%까지 감소”
“드레싱 주기·바늘 교환도 늦어져”
사회적 대화 위한 ‘공론화위’ 제안

전공의들이 이탈한 병원 노동조합과 환자단체가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호소하며 정부와 의료계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뒤에도 의-정 간 갈등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의료 공백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지역 전공의 수련병원(19곳) 현장 노동조합 대표자 합동 기자회견’에서는 의-정 갈등에 따른 환자 피해 증언이 쏟아졌다. 병원들이 신규 환자를 받지 않아 외래환자가 10~20% 이상 줄고 있고, 병상 가동률도 30~50%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수술 건수도 50% 이상 감소하고, 응급실도 중환자 중심으로 받고 있어 50%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김선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서울성모병원지부장은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이후 수술할 의사가 없어 병원마다 수술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골절, 암 등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안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이 없다 보니 수술·배액관(튜브) 부위 드레싱(상처 치료) 주기와 바늘 교환이 늦어지고 있고, 퇴원할 때까지 교환하지 말라는 지시마저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도 “오늘도 한 환자는 암 진단을 받아 항암·방사선 치료가 시급한데도 수도권 3차 대학병원에선 ‘파업이 끝나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와 의료계는 서로 책임 전가만 하며 환자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의료계는 의미 없는 이유와 명분 없는 싸움을 통해 환자와 국민을 희생시키는 행태를 멈추길 바란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책임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국민과 환자들에게 설 자리도 명분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자, 병원 노동자들은 사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이은영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지부장은 한겨레에 “대국민담화를 듣고 좌절했다”며 “정부가 2천명 규모조차 줄이지 않겠단 건 의사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말 아니냐”고 했다. 권미경 세브란스병원노조 위원장도 “사태를 심각하게 봤더라면 적어도 의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 몇개는 갖고 나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 대표자들은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겠다면서 의대 증원 2천명 숫자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의사와 정부 여당만 참여하는 대화체가 아닌 환자와 병원 노동자, 시민 대표까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체 ‘국민 참여 공론화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노조 대표자들은 주장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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