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외국인의 키맞추기…SK하이닉스 팔고 삼성전자 담고

조민정 2024. 4. 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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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차익 매물에 장 초반 52주 신고가 후 상승분 반납
中 경기지표 개선에 화장품·면세점株 오랜만에 '하하호호'
코스닥 외국인 '바이코리아'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1일 외국인이 SK하이닉스는 팔고, 삼성전자는 사들여 눈길을 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53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판 종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4.09% 오른 19만500원으로 19만원대에 진입하며 52주 신고가를 썼으나 장중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 1.37% 오른 18만5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이 많이 판 종목 2위에는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407억원)가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필요한 열압착 본딩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최근 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종목은 장 초반 9% 넘게 오른 14만6천300원으로 역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장중 상승폭이 축소됐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들 종목에 집중된 것은 최근 수급 '쏠림'에 따른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은 972억원어치 사들였다.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열흘간 외국인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4조625억원에 이른다.

오는 5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는 가운데, 반도체 랠리에 뒤늦게 동참해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큰 삼성전자로 자금이 더욱 몰리는 모양새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8만3천300원까지 오른 뒤 반락해 0.49% 내린 8만2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생산량과 출하가 늘고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해 반도체 업황이 강하게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지난주 급등으로 가격 매력도는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주가 상승을 이어가는 모멘텀 플레이는 아직 유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주는 실적 컨센서스와 주가 간의 관계에 민감해지는 시기로, 올해 메인 테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대감이 유효하면서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도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세는 이날 공개된 수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7억달러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에 2022년 6월(123억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가 유입되며 중국 노출도가 큰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한국화장품(14.88%), 한국콜마(10.52%), 아모레G(9.96%), 코스맥스(8.24%), 콜마비앤에이치(7.01%), 코리아나(6.82%), 아모레퍼시픽(6.34%) 등 화장품주가 크게 올랐다.

면세점 중에는 신세계(6.58%), 호텔신라(4.83%), HDC(4.51%), 현대배고하점(4.84%) 등이 올랐고 텍스리펀드업체인 글로벌텍스프리(17.57%)도 큰 폭으로 올랐다.

업종으로 봐도 섬유의복(4.73%), 음식료품(3.13%), 화학(1.30%)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앞서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발표된 가운데 성금요일로 하루 휴장했던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에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고용지표 발표와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등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발표 전까지 관망·경계 모드가 작동할 전망이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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