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필두 가파른 수입 증가…국산 농축산물 자급률 ‘휘청’ [FTA 20년]

김소진 기자 2024. 4.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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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전인 2003년과 견줘 4.3배로 증가했다.

농경연이 내놓은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전체 농축산물 수입액 가운데 FTA 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0.4%(153억2400만달러)에서 2023년에는 83.3%(363억8080만달러)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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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변화
지난해 436억달러…20년새 4.3배로
관세철폐 늘면서 포도·쇠고기 등 사투

2023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전인 2003년과 견줘 4.3배로 증가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축산물 수입액은 2003년 102억2200만달러, 2013년 303억9300만달러, 2023년 436억6250만달러로 가파르게 늘었다.

특히 FTA 체결국의 존재감이 커졌다. 농경연이 내놓은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전체 농축산물 수입액 가운데 FTA 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0.4%(153억2400만달러)에서 2023년에는 83.3%(363억8080만달러)로 높아졌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체결한 FTA가 수입 농축산물을 늘린 기폭제로 꼽힌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는 농업부문 품목의 97.9%를 개방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농경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91억1000만달러), 유럽연합(EU·63억4000만달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63억1000만달러), 중국(52억7000만달러), 호주(38억1000만달러) 순으로 수입규모가 컸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축산물 수입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돼지고기 수입액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수출입통계를 토대로 집계하면 2003년 1억8393만달러로 추정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이후 돼지고기 수입액은 2013년 8억8658만달러, 2023년 19억6200만달러로 20년 사이에 10.7배 넘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닭고기 수입이 늘고 있다. 지난해 닭고기 수입액은 5억2270만달러로 2년 전인 2021년(2억7000만달러)과 견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일 수입도 늘었다. 대표적인 것이 체리다. 체리 수입액은 2013년 8992만달러에서 2023년 1억4330만달러로 증가폭이 가파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수입 과일 소비량은 2003년 9.1㎏에서, 2022년 12.6㎏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6대 과일(감귤·단감·배·복숭아·사과·포도) 소비량은 42.1㎏에서 36.4㎏으로 줄었다.

농경연이 2022년 내놓은 ‘한·미 FTA 10년, 농식품 교역 변화’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발효 전 평균 14.3%에서 2021년 33.7%로 높아졌다. 수입 쇠고기의 존재감이 커진 만큼 국산 쇠고기 자급률은 하락했다. 농경연은 ‘농업전망 2024’에서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을 40%로 추정했다. 2013년(50.1%)과 견줘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무관세 수입 농축산물 공세에 농가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재배면적 감소가 대표적이다. 한·칠레 FTA의 파고를 선봉에서 맞은 국내 포도 재배면적은 2000년 2만9200㏊에서 2023년 1만4700㏊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 생산량도 48만t에서 19만t으로 쪼그라들었다.

관세 제로(0)를 향해 가는 수입 농축산물과의 사투는 앞으로도 심화할 전망이다.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미국·호주산 쇠고기는 각각 2026·2028년이면 관세가 철폐된다. 국산 우유와 치즈의 설 자리도 위태롭다. 2026년부터 미국과 유럽의 우유·치즈가 무관세로 들어온다. 2033년에는 호주 우유·치즈의 관세가 철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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