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유연함·강인함을 갖춘 버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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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샛강공원은 버드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여의도 빌딩 사이로 아침 해가 솟아오르자 새벽어둠 속에서 깨어난 버드나무 가지에선 연초록 새싹들이 빛을 내뿜는다.
버드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샛강에는 왜가리 한 마리가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조들은 잘 휘어지고 복원이 빠른 버드나무의 유연성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강한 생명력을 배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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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샛강공원은 버드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긴긴 겨울엔 가지들이 잎을 떨구고 ‘산발’로 지냈지만 지금은 그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면 가지들이 연초록색 파도를 일으킨다. 여의도 빌딩 사이로 아침 해가 솟아오르자 새벽어둠 속에서 깨어난 버드나무 가지에선 연초록 새싹들이 빛을 내뿜는다. 얼마 후면 풍성한 녹색 물결로 바뀔 테지만 버드나무는 요즘 빛깔이 일 년 중 가장 예쁘다.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다리 위로 가보았다. 버드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샛강에는 왜가리 한 마리가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출과 함께 봄 풍경이 오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듯 오직 먹잇감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계절의 변화를 느낄 틈도 없이 삶터에서 일에만 몰두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 순간 얼굴을 스치는 봄바람이 푸릇푸릇한 향과 함께 실려와 코를 간지럽힌다.
예로부터 강 옆에는 버드나무가 많이 자란다. 이 나무가 홍수와 가뭄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무럭무럭 크기 때문이다. 선조들은 잘 휘어지고 복원이 빠른 버드나무의 유연성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강한 생명력을 배우기도 했다. 거친 비바람에도 유연함으로 꺾이지 않고 살아남는 버드나무. 우리도 삶에 직면한 힘겨운 상황을 외면하지 말고, 버드나무처럼 유연하고 강인하게 맞서서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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