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의 숲, 늙었다… ‘제2의 산림녹화’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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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63%가 산인 우리나라는 산림이 울창해 보이지만 늙은 숲이 많아 제 기능을 못 한다.
오래된 나무는 제때 베어내고 후계림을 조성해야 숲의 생태계가 선순환하는데 1970년대 대대적인 녹화사업 이후 사실상 방치해 온 탓이다.
과거 녹화산업이 황폐화됐던 국토를 푸르게 만들었듯, 50년이 지난 지금은 숲의 산업적 경쟁력을 높이고 기후위기에 대비한 환경자원으로서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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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된 나무 둘레 49cm… 방치된 나무 33cm 지난달 27일 강원 춘천시 가리산 잣나무 숲. 나무 간 적정 거리를 확보한 ‘관리된 숲’(위 사진)에선 나무 둘레가 49cm까지 자란 반면, ‘방치된 숲’(아래 사진)에선 나무 둘레가 33cm에 그쳤다. 춘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도시화율이 80%가 넘고,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서 산은 ‘국토의 허파’나 다름없다. 숲이 늙어 탄소 저감 효과가 떨어지면 대기 질 악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의무가 강화돼 목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림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한다면 국가 경제에도 큰 손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각종 재난을 뜻하는 ‘그린 스완(Green Swan)’이 일상화된 요즘엔 숲이 시들해지면 이 같은 위기를 완충해줄 보호막도 얇아진다.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이 숲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매스 등 목재를 활용한 미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낙후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대안으로 숲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국토 중 산림 비율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이미 선례를 만들고 있다.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이 ‘명품 숲’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였고, 대기업들과도 제휴해 숲에 원격 근무시설을 조성하는 등 유인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산림청 역시 숲의 활용도를 높이면 현재 161조 원인 산림 업계 매출이 2030년 206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개발도상국 중 최단 기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모델로 꼽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다. 과거 녹화산업이 황폐화됐던 국토를 푸르게 만들었듯, 50년이 지난 지금은 숲의 산업적 경쟁력을 높이고 기후위기에 대비한 환경자원으로서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할 때다. 그래야 제2의 산림녹화 성공 신화를 다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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