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강행하는 정부, ‘가운’ 벗는 의사, 쓰러지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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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김아무개씨의 아버지는 심장병이 재발해 서울 S모 병원에 입원했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다음 주부터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말한 것처럼 대학교수들도 진료를 줄일 예정"이라며 "특히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축소 진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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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이어 개원의도 ‘단축 진료’ 예고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지난 4일 김아무개씨의 아버지는 심장병이 재발해 서울 S모 병원에 입원했다. 5년 전 심장혈관이 막혀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심장재활 치료를 받아왔으나, 다시 한 번 심장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병원에선 재수술이 시급하다고 했는데 정작 수술 스케쥴은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의와 교수진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잇따라 병원을 떠나면서다. 김씨는 "올해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데 아버지 수술 문제로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7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환자들의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사 단체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의대생과 교수들에 이어 개원의들까지 단축 진료를 시사하면서 '의료 대란'의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9일 이른바 '빅5' 대학병원장들을 만나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가 31일 개원의도 4월부터 단축 진료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다음 주부터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말한 것처럼 대학교수들도 진료를 줄일 예정"이라며 "특히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축소 진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에도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면허 정지' 처분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하자, 25일부터 집단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는 한편 외래 진료와 근무 시간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예비 의사' 2명 중 1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학칙에 따른 유효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1만 명을 넘어섰다.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29~30일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효 휴학을 신청한 학생은 7개교 256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이로써 1만242건으로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54.5%에 해당한다.
대부분 의대에서 1학년들은 1학기 휴학계 제출이 불가능하게 돼 있어 실제 제출이 가능한 의대생 중 휴학계를 낸 의대생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정 갈등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진료를 축소하기로 예고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응급실 상황 등을 점검하고 비상진료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조규홍 장관 주재로 제25차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과 의사 집단행동 현황 등을 점검했다. 복지부는 조 장관이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지난달 발표된 2차 비상진료대책에 이어 강화된 3차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규홍 장관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 중점 투자 방향으로 '의료개혁 4대 과제 이행을 위한 5대 핵심과제'를 제시하고 의료계에 대화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며 "의료계는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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