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적금계좌’ 온라인 거래 주의보

김지혜 기자 2024. 3. 3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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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들 무제한 개설 ‘악용’
‘더치트’ 계좌조회에도 안 떠
금감원, 예방·식별 요령 홍보

A씨는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 콘서트 티켓·전자기기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작성한 뒤 입금된 돈만 받고 잠적하는 범행을 지난해 7월부터 7개월간 지속했다. 피해자 700여명이 약 2억원을 빼앗기는 동안 A씨의 범죄는 사기거래 계좌 조회사이트(‘더치트’)에 뜨지 않았다. 무제한 개설이 가능한 자유적금계좌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신규 개설이 쉬운 자유적금계좌를 악용한 중고거래 사기가 늘면서 금융감독원이 31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중고거래를 할 때 판매자 계좌가 적금계좌인지 확인해 사기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유적금계좌가 중고거래 사기에 악용되는 것은 개설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수시입출금식 계좌의 경우 한 번 만들면 이후 20영업일간 모든 은행에서 추가 개설이 불가능하지만, 적금계좌는 제한이 없어 단기간에 여러 개 개설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로 만든 계좌는 중고거래 범죄예방에 활용되는 사기거래 계좌 조회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아 추가 범행이 쉬워진다.

금감원은 이 같은 범죄를 사전에 막기 위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 및 사기거래 계좌 조회사이트 등을 통해 적금계좌 식별방법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계좌번호가 12자리 중 처음 3자리가 230 또는 223인 경우, 하나은행은 14자리 계좌번호의 마지막 두 자리가 21 또는 25인 경우 적금계좌다. 또 금감원은 은행권에 중고거래 사기 관련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도입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FDS는 전자금융거래 접속정보, 거래내역 등을 종합 분석해 이상금융거래를 탐지·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중고거래 관련 사기범죄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중고거래 사기 등 사이버 사기는 2021년 14만1000건에서 2022년 15만6000건, 지난해 16만8000건으로 증가 추세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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