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 빠진 아이 끝내 사망…“상급병원 이송 9차례 거부”
[KBS 청주] [앵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은군에서 도랑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33개월 아이가 상급병원 이송을 9차례 거부당한 끝에 숨졌습니다.
보건당국은 이송을 거부한 병원들을 상대로 경위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 옆에 있는 1미터 깊이의 도랑입니다.
어제 오후 4시 반쯤, 생후 33개월 된 여자아이가 이곳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잘 놀고 나하고 인사하고. 어제 나하고 그렇게 (인사)했는데. '아저씨, 우리 애기가' 그러면서 엉엉 죽었다고 그래…."]
119구급대가 출동해 아이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고, 약물을 투약하고 심폐 소생술을 계속하자 한시간여 만에 맥박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측은 추가 치료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급병원에 전원을 요청했습니다.
충청권에 수도권까지 9곳에 연락했지만 모두 거부했습니다.
소아 중환자 병상이 없다, 환자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김형성/보은 A병원 총괄본부장 : "수도권까지도 알아봤는데 그쪽 또한 마찬가지로 소아 중환자실이 다 꽉 차 있는 상태다…."]
아이는 결국 맥박이 돌아온 지 한시간 만에 다시 심정지 상태에 빠졌습니다.
대전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받겠단 연락이 온 건 오후 7시 반쯤.
하지만 아이는 10여 분뒤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망 이유가 추가 치료를 못 받았기 때문인지는 불확실합니다.
보건당국은 일단 이송을 거부한 병원들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한 상급병원 관계자는 이송 중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판단한 것이고, 의료 공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당시 환자의 생체 징후와 이송이 가능한 상태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그래픽:김선영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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