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속이 다 비치네” 美 MLB ‘싸구려 유니폼’ 논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미 본토 개막 이틀째인 지난 29일. 텍사스주(州)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특히 양키스의 간판 스타이자 주장인 외야수 애런 저지(32)의 상의 겨드랑이 부분에 넓게 퍼진 땀 얼룩이 MLB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다. 2월 2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 야구장에서도 선수들의 복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선수들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언론과 첫 공식 인터뷰를 가지는 자리인 ‘미디어 데이’가 열린 이날 LA 다저스의 일본인 듀오 오타니 쇼헤이(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의 하얀색 유니폼이 민망한 ‘시 스루(see through·속이 보이는) 룩’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 바지가 너무 투명해 바지 안으로 넣은 상의가 훤히 비쳤다.
MLB 12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불거진 ‘유니폼 품질 논란’으로, MLB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은 스포츠 브랜드들에 비난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유니폼은 미국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파나틱스가 각각 디자인과 생산을 맡은 올해 신제품이다. 두 회사는 2020년부터 10년간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의 MLB 공식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은 상태다. 나이키는 이 유니폼이 이전 모델보다 더 부드럽고 가벼우며 신축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했지만, 선수들은 시원찮은 재질과 하체 굴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얇은 원단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디자인을 맡았던 나이키보다는 단순 생산을 맡은 파나틱스가 뭇매를 맞고 있다. 1995년 설립된 파나틱스는 현재 MLB를 포함한 미국 내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의 유니폼과 장비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판매용 유니폼 등 팬들이 구매하는 굿즈(상품)가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가성비’ 논란에 시달려왔다. 안 그래도 이 회사에 불만을 갖고 있던 스포츠 팬들이 깔끔함과 단정함을 특징으로 하는 야구 유니폼을 엉망으로 만든 ‘범인’으로 파나틱스를 지목한 것이다. 팬들은 이번 시즌 유니폼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파나틱스는 지옥에 갈 것이다” “내 아내에게 란제리 대신 파나틱스 야구 바지를 선물해야겠다”라는 조롱조의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다. MLB 측은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적어도 올해는 MLB 선수들이 민망한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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