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우승 축하+우리는 희망 없다" 감독이 포기한 우승 경쟁...김민재는 4G 연속 벤치 위기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김민재가 4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리그 우승과 더욱 멀어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31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뮌헨은 승점 60점으로 2위에, 도르트문트는 승점 53점으로 4위가 됐다.
이날 패배로 뮌헨은 올 시즌 리그 우승과 더욱 멀어졌다. 1위 레버쿠젠이 호펜하임에 2-1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추가해 뮌헨과의 승점 격차는 13점 차이가 됐다. 리그 종료까지 7경기가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역전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레버쿠젠이 남은 7경기에서 3승 이상을 거둔다면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이날도 뮌헨의 수비 라인은 에릭 다이어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지켰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는 또다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김민재는 이날까지 포함해 공식전 4경기 연속 벤치에서 시작하며 자신의 커리어에서 처음 겪는 일이다. 또한 김민재는 4경기 가운데 단 한 경기에 교체로 투입됐고, 15분을 뛴 것이 전부다. 나머지 3경기에선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21년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그동안 주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페네르바체 시절 부상과 징계를 제외하면 리그 31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도 리그 기준 스쿼드에 이름을 올린 37경기 중 35경기 선발, 2경기 벤치 휴식을 취한 바 있다. 전북 현대, 베이징 궈안 시절에도 이렇게 오랫동안 벤치를 지킨 일은 없었다.
김민재가 빠진 뮌헨은 도르트문트의 공격에 무너졌다. 전반 10분 율리안 브란트가 내준 패스를 카림 아데예미가 잡아낸 뒤 데 리흐트와의 경합 과정에서 승리하고 슈팅한 것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지만, 한 골을 더 내주게 됐다. 후반 38분 세바스티앙 할러가 보낸 패스를 율리안 뤼에르손이 마무리하며 점수 차이를 더욱 벌렸다. 결국 경기는 도르트문트가 2-0으로 승리하며 종료됐다.
이날 패배로 뮌헨의 리그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충격적인 결과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32회 우승 팀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12-13시즌부터 11회 연속 우승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줄 위기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사실상 포기한 듯한 모습이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우리에게 우승에 대한 희망은 없다. 승점 차이가 많이 난다. 레버쿠젠에 축하를 보낸다. 이번 경기는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속도, 열정 모두 부족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도 스스로를 비판하기에 나섰다. 경기 종료 후 조슈아 키미히는 독일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이 부족했다. 우리가 정말로 이기고 싶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경기장 위에서 도르트문트의 홈 경기인가, 친선 경기인가라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 역시 "우리는 강렬함을 갖고 있지 않았다. 정말로 승리를 원한다는 느낌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패배할 자격이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상 우승이 물 건너간 뮌헨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꾀할지 큰 관심이 모인다. 이날 김민재를 대신해 수비 라인을 구축했던 다이어와 데 리흐트는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데 리흐트는 선제 실점 당시 아데예미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까지 했다.
최근 다이어와 데 리흐트가 계속해서 선발로 낙점되고 있지만 뮌헨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느낌은 없다. 심지어 뮌헨은 최근 공식전 4경기 가운데 3실점을 내주며 수비 라인이 안정화되지 못했다. 독일 'TZ'는 다이어에게 평점 5점, 데 리흐트에게 평점 4점을 주며 가혹한 평가를 내리기까지 했다. 독일은 평점을 매길 때 1~5점으로 선수를 평가하며 1점이 최고 활약 선수, 5점이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인 만큼 두 센터백 모두 큰 혹평을 받은 셈이다.
물론 이날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제외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김민재는 지난 10일 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지난 16일 열린 다름슈타트와의 26라운드 직후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민재는 18일 오후 3시경 한국 땅을 밟았다. 하루 휴식 이후 19일부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을 준비했다.
10일 간 두 경기를 소화했다. 김민재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3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2일 곧바로 태국으로 날아가 현지 적응 및 태국과의 4차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26일 태국 원정에서 3-0 승리에 일조했다. 비행기만 3차례를 탔다. 뮌헨에서 한국, 한국에서 태국, 그리고 태국에서 뮌헨으로 이동했다. 비행시간만 따져도 족히 24시간은 넘는다. 그만큼 김민재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컸을 가능성이 크다.
한 경기 휴식을 취한 김민재는 다가오는 리그 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노린다. 뮌헨은 내달 6일 독일 하이덴하임에 위치한 보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에서 하이덴하임과 맞대결을 펼친다. 투헬 감독이 이날은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울지 큰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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