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따라가고 싶은 ‘리틀 몬스터’ 황준서 “많이 배워 계보 이어가겠다”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3. 31. 20: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선배님께 많이 배워서 계보를 이어갈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

데뷔전에서 프로 첫 승을 수확한 ‘리틀 몬스터’ 황준서가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황준서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홈 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데뷔전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챙긴 한화 황준서.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한화 황준서는 31일 대전 KT전에서 쾌투를 펼쳤다. 사진=한화 제공
장충고 출신 황준서는 150km대의 빠른 볼과 안정적인 제구가 강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다.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 받았으며, 많은 잠재력으로 신인임에도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에서 5선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아쉽게 경쟁에서 밀리며 김민우에게 5선발을 내줬던 황준서. 그러나 생각보다 빠른 시일 안에 그에게 기회가 왔다. 김민우가 경미한 담 증세를 보이며 등판을 한 번 거르게 됐고, 이날 선발투수의 중책이 맡겨진 것.

그리고 황준서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쾌투를 펼쳤다. 1회초 배정대(삼진), 천성호(2루수 땅볼), 멜 로하스 주니어(삼진)를 차례로 잡아냈다. 2회초에는 강백호와 문상철에게 몸에 맞는 볼, 좌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황재균(삼진)과 조용호(삼진), 장성우(우익수 플라이)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황준서의 위기 관리 능력은 3회초에도 빛났다.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볼넷을 범한 뒤 배정대를 유격수 플라이로 묶었다. 이어 천성호에게도 투수 땅볼을 이끌어 내 순조롭게 2아웃을 만드는 듯 했지만, 1루수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1사 1, 3루에 봉착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로하스(2루수 플라이), 강백호(삼진)를 잠재우며 실점을 막았다.

첫 실점은 4회초에 나왔다.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5m의 솔로포를 맞은 것. 이후 황재균에게도 중전 안타를 허용, 흔들리는 듯 했지만 조용호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고, 장성우는 2루수 땅볼로 막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황준서는 김상수(중견수 플라이)와 배정대(유격수 땅볼), 천성호(2루수 땅볼)를 차례로 잠재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31일 대전 KT전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는 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최종 성적은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총 73개의 볼을 뿌린 가운데 스플리터(34구)를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최고 구속 149km의 패스트볼은 33구를 구사했다. 이 밖에 커브(6구)도 곁들였다.

한화가 11-1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공을 후속투수 김서현에게 넘겨준 황준서는 끝내 한화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14-3으로 승리함에 따라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내게 됐다. 이는 KBO 통산 10번째 기록이며,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년 만이다.

경기 후 선배들로부터 격한 축하의 물 세례를 받은 황준서는 “부담이 많이 됐는데, (김)서현이 형, (문)동주형에게 데뷔전이 어땠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동주형이 ‘나는 0.2이닝 던졌다. 너는 1이닝만 던져도 나보다 잘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해 긴장이 풀렸다.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형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다.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2회말) 2아웃에 점수를 많이 내줬다. 팔 풀면서 더 잘 던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1회초 선두타자였던 배정대를 삼진으로 묶은 것은 이날 황준서에게 큰 힘이 됐다고. 황준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힘을 1번 타자에게 다 쏟았는데, 삼진이 됐다.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고, (오늘 선전의) 발판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도 보여준 황준서다. 2회초(무사 1, 2루)와 3회초(1사 1, 3루) 흔들리는 듯 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묶고 실점하지 않았다.

황준서는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최대한 즐기자는 생각을 마음 속에 계속 새겼다. 위기를 잘 막아내서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2회초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을 패스트볼 3개로 삼진 잡은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포수) (최)재훈 선배님을 믿고 던졌다. 재훈 선배님이 사인을 내주셨기 때문에 믿고 그냥 힘있게 던졌다”고 전했다.

많은 잠재력을 지닌 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앞서 말했듯이 황준서의 선발 등판은 다소 갑작스레 진행됐다. 통보를 받았을 때를 돌아본 그는 “바로 짐 싸서 가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최대한 (1군에) 오래 있게 마음의 준비를 잘했다”며 “선발승을 대부분 차례대로 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오늘 어느 때보다 긴장한 상태로 열심히 던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책임감으로 무거웠던 마음은 5회 임무를 마치자 사르르 풀렸다. 황준서는 “(5회초가 끝나고) 마음이 편했다. 끝날 것을 알고 있었다”며 “마음을 편하게 놓고 형들의 축하를 다 받았다. (최원호 감독님께서는 말 없이) 손을 잡아주셨다”고 환하게 웃었다.

아직 황준서의 추후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은 김민우의 다음 선발 등판을 보고 황준서의 기용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1군에 있게 된다면 보직은 불펜이 될 수도 있다.

황준서는 “일단 1군에 있는게 목표다. 1군에 있을 수 있으면 어느 보직이든 다 잘할 수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존재는 황준서에게 큰 힘이자 동기부여가 된다. 황준서는 “(류)현진 선배님에게 많이 배워서 계보를 이어갈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원조 몬스터인 류현진. 사진=한화 제공
황준서는 류현진의 계보를 잇고자 한다. 사진=한화 제공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