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번아웃’ 호소…1일부터 외래진료도 줄인다

김진룡 기자 2024. 3.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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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가 근무지를 이탈한 뒤 그동안 의료 현장을 지켜왔던 의대 교수가 '번아웃(심신이 지친 상태)'에 시달리면서 대학병원의 외래·수술 업무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근무 시간이 지켜져야 필수 의료를 전공하고자 하는 의대생이 늘어날 것이다. 병원과 정부는 현 사태를 직시하고 현장에 있는 의사가 과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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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속 업무부담 가중

- 동아대교수협 “과로 대책 촉구”
- 의협은 “주 52시간 지켜달라”
- 의정 일주일째 대화 진척 없어

- 33개월女, 이송 거부 끝 숨져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가 근무지를 이탈한 뒤 그동안 의료 현장을 지켜왔던 의대 교수가 ‘번아웃(심신이 지친 상태)’에 시달리면서 대학병원의 외래·수술 업무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의사 단체 간 끝없는 대치로 환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피로도만 나날이 커진다.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전공의 이탈로 교수의 업무 부담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31일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의대 교수는 슈퍼맨이 아니다. 모든 직장에서 과로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사업주가 처벌받지만, 의료계에서만 예외로 적용되고 있다”며 “최근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가 수련병원 의사의 번아웃, 과로사 예방 등을 위해 주 52시간 근무를 하자고 공문을 보냈다. 수련병원장에게는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시간이 지켜져야 필수 의료를 전공하고자 하는 의대생이 늘어날 것이다. 병원과 정부는 현 사태를 직시하고 현장에 있는 의사가 과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20개 의대가 참여한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의대 교수가 한계에 직면해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비대위 소속의 한 대학병원 설문 결과 교수의 근무시간은 주 60시간에서 98시간에 이른다. (비대위 소속 의대 교수는) 1일부터 24시간 연속 근무 후 익일 주간 업무 오프를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다. 이 근무조건에 맞춰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도 지난 25일부터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고, 1일부터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고, 전날 의대 교수의 진료 축소에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향후 강화된 비상진료체계를 마련해 내놓을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공의 의사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 ‘유연한 처리’와 의료계와의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달라고 지시했지만, 정부는 일주일째 의료계와 대화 창구를 열지 못했다. 2000명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전공의 의사 면허정지 처분은 당정 협의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유예된 상태다.

정부와 의사 단체의 끝없는 대치로 국민의 피로감뿐만 아니라 환자 피해도 계속된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충북 보은군에서 33개월 된 A 양이 하천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치료 후 잠시 맥박이 돌아왔지만, 이 병원은 추가 치료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을 추진했다. 충북과 대전 등 9곳에 전원을 요청했지만, 병상 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A 양은 다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결국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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