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이송 거부 끝에 숨진 4살...정부 "면밀히 조사 중"
[앵커]
도랑에 빠졌던 4살 여아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이송을 거부당한 끝에 숨진 사건에 대해 보건 당국이 자세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료 공백 사태가 7주째 접어드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진료 축소도 예고된 상황이라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북 보은군 보은읍의 한 주택가에 있는 도랑입니다.
1m 깊이의 이 도랑에 4살 A 양이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10분 뒤 구급대가 도착했고, A 양은 심정지 상태로 9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충북 소방본부 관계자 : 처음에 저희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이가 물 밖으로 나와 있는 상황이었고, 아버지께서 CPR(심폐소생술)을 하고 계셔서, 저희가 환자를 인계받아서 현장에서 처치, CPR을 하고 최직근 거리인 병원으로 이송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던 A 양은 오후 6시 7분쯤 맥박이 돌아왔고, 병원 측은 추가 치료를 위해 상급 종합병원으로 이송을 추진했습니다.
충청도뿐 아니라 수도권까지 무려 9곳에 연락해 전원을 시도했지만, 병상 부족을 이유로 이송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오후 7시, 다시 심정지가 발생했고 7시 25분 대전에 있는 병원에서 받아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15분 뒤 숨졌습니다.
복지부는 이 사건에 대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상세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우선, A 양이 병원에 도착한 이후 상태와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생체 징후가 안정적이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 전원을 요청받은 의료기관들의 여건이 어땠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중환자실은 평소에도 병상을 확보하기 쉽지 않지만, 이번 의료 공백 사태와 연관이 있는지도 따져볼 계획입니다.
의료 공백 사태가 7주째 이어지는 동안 상급 종합병원 이송이 거부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지만, 복지부 점검에서 의사들의 병원 이탈이 원인으로 파악된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진료 차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교수들이 진료 축소까지 예고한 상황이라 환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YTN 김혜은 (henis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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