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존경받던 재계원로" "경제공헌"…이어진 각계 조문행렬(종합2보)
김진표 국회의장, 대통령실 이관섭·성태윤 실장도 빈소 찾아
'범효성가 사돈' 이명박 전 대통령 조문…"세계금융위기 때 많은 협조"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국내 경제계의 큰 인물이었던 고인을 추모하려는 각계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父子)가 31일 오전 9시 30분께 먼저 빈소를 찾아 선배 경영인이었던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고인을) 모임에서 가끔 뵈었고 항상 긍정적이고 좋으신 분으로 기억한다"며 "저희 아버님(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오래 하셨는데 (고인 역시) 전경련 회장을 하신 재계 원로"라고 말했다.
유족인 조현상 효성 부회장의 대학 후배이기도 한 정기선 부회장은 "전부터 재계에서 다들 굉장히 존경했던 분"이라며 "편하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유족에게) 드렸다"고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날 오후 5시께 빈소를 방문해 유족을 위로하고 선배 경영인이었던 고인을 추모했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상주인 조현준 효성 회장(1968년생)·조현상 부회장(1971년생)보다 연배가 다소 낮아 개인적인 교류는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와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경남에서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등 두 그룹은 일찍부터 인연이 있기도 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구 회장은 조 명예회장에 대해 "재계에서 존경을 많이 받으셨던 분이고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에게는) 위로 말씀을 전하고 왔다"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조현상 부회장과 평소 교류가 많았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오후에 빈소에 들러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이날 오전 빈소를 방문했다.
김 의장은 자신이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낼 당시 조 명예회장이 한미재계회의 의장이었다며 "그때 우리 경제가 참 어려웠는데 미국이나 일본 경제계와 잘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이 있었던 분이라 많이 도와주셨다"고 회고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빈소가 차려지자 본인 명의로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성 실장은 고인에 대해 "기업을 이끄시면서 우리 경제에 많은 공헌을 하셨다"며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고, 아버님을 이어 계속 잘 이끌어 나가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전경련과 관련된 조 명예회장의 생전 인연들도 연이어 빈소를 찾았다.
고인과 함께 전경련에서 활동한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이날 조문 후 "국제관계 전반에 능통하고 기술에 대해서도 정통하신 분이라 귀감이 됐고 생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금 같은 때에 더 오래 계셔주셨으면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으로부터 전경련 회장직을 이어받아 2011년부터 6회 연속 회장을 맡았던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은 권태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과 오후에 빈소를 방문했다.
전경련의 후신 한국경제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류 회장은 "선친 때부터 굉장히 가깝게 지냈고, (고인이) 전경련 회장 시절 전경련 사옥을 짓는 등 큰일을 많이 했다"며 "조현준 회장과도 잘 아니까 아버지 몫까지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은 이틀째 빈소를 찾아 형의 곁을 지켰다.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도 전날에 이어 다시 빈소에 머무르며 조문객을 받았다. 고인의 사돈인 김여송 광주일보 회장도 함께 빈소를 지켰다.
범효성가와 사돈지간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오후 2시 10분께 사위인 조현범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소에 입장한 이 전 대통령은 사돈 조양래 명예회장 등 유족들과 30분가량 대화하며 위로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기와 걸친 2007∼2011년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내가 (대통령) 재임 때 (고인이) 전경련 회장이 됐다"며 "그 당시 세계 금융위기가 와서 경제가 어려울 때니까 전경련 회장(조 명예회장)이 인솔해서 기업인들이 협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는 이날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이밖에 명예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도 이날 오후 늦게 빈소를 방문해 유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9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전날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기업인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코리안 특급' 박찬호, 가수 싸이, 방송인 강호동 등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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