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1587명' 누구도 예상 못한 5시간 7분 대혈투…'김형준 결승타' 낙동강더비 NC가 웃었다, 롯데 루징시리즈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2만 1587명의 팬들 앞에서 벌어진 '낙동강 더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승부 끝에 NC 다이노스가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NC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낙동강 더비' 원정 맞대결에서 8-7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손에 넣었다.
▲ 선발 라인업
NC : 박민우(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우익수)-김성욱(중견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정훈(1루수)-손호영(3루수)-최항(2루수)-유강남(포수)-이학주(유격수), 선발 투수 찰리 반즈.
전날(30일)까지 나란히 1승씩을 나눠 갖게 된 '낙동강 더비'에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NC였다. 세 경기 연속 선취점은 역시 NC의 몫,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NC는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성욱이 볼넷, 서호철이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손쉽게 1, 2루의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김주원이 3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터뜨리며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NC는 롯데 '에이스' 반즈가 흔들리는 것을 제대로 공략했다.
NC는 박민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게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량 득점 찬스에서는 권희동이 반즈의 5구째 125km 체인지업을 툭 밀어쳐,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NC는 계속해서 손아섭이 볼넷을 얻어내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갔으나, 아쉽게도 추가점을 뽑아내는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NC는 곧바로 간격을 벌려나갔다.
NC는 4회 선두타자 김주원이 안타를 쳐 물꼬를 틀었다. 이후 박민우-권희동이 모두 땅볼에 그쳤으나,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손아섭이 내야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한 점을 달아났다. 그리고 데이비슨이 몸에 맞는 볼 박건우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면서 또 한 번 마련된 만루에서 김성욱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보태며 간격은 어느새 5-0까지 벌어졌다. 클리닝타임이 되기도 전부터 승기가 NC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마운드가 무너지고 타선 또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던 롯데는 다소 늦었지만, 추격의 고삐를 당기기 시작했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빅터 레이예스가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친 뒤 1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내야 안타를 생산했다. 이후 전준우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모처럼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고, 여기서 정훈이 NC 선발 카스타노를 상대로 추격의 적시타를 터뜨리며 간격을 4점차로 좁혔다.
롯데는 선발 반즈가 3⅔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5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5실점(5자책), 김상수가 ⅓이닝 1피안타 1볼넷으로 아쉬운 투구를 기록한 뒤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 분전하면서 조금씩 흐름을 바꿔놓았다. '특급유망주' 전미르가 김형준-김주원-박민우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모두 너클 커브를 '위닝샷'으로 선택해 'KKK' 이닝을 만들어냈고, 한현희가 2이닝을 단 1피안타로 묶어내면서 경기가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 그동안 타선의 침묵을 거듭하던 타선도 깨어났다.
6회말 선두타자 유강남이 NC의 바뀐 투수 류진욱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는데, 이때 서호철(3루수)과 김주원(유격수)가 충돌하면서 행운의 내야 안타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이날 콜업돼 멀티히트를 터뜨린 이학주가 세 번째 안타를 만들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후속타자 윤동희가 한 점을 더 쫓아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간격은 5-2로 좁혀졌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롯데는 이어지는 무사 1, 3루에서 대타로 출전한 노진혁이 한 점을 더 뽑아냈고, 레이예스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방면에 행운의 내야안타로 연결, 2루 주자였던 윤동희가 홈을 밟으면서 어느새 점수차는 1점이 됐다. 여기서 롯데는 전준우가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기는 듯했는데, 이어나온 정훈이 NC의 바뀐 투수 한재승의 3구째 132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로 연결시켜 5-5로 균형을 맞췄다.
일찍 선발이 무너진 롯데, 불펜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 NC는 본격 '허리' 싸움에 돌입했다. 그리고 다시 NC가 리드를 되찾았다. NC는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권희동이 롯데의 바뀐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고, 대주자 박영빈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그리고 손아섭과 데이비슨도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쥐었다. 이때 천재환이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다시 7-5로 달아났다.
하지만 롯데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롯데는 8회말 황선빈의 볼넷과 이학주의 네 번째 안타로 마련된 1, 3루에서 윤동희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터뜨렸다. 그리고 후속타자 정보근이 NC의 마무리 이용찬의 2구째 128km 포크볼을 공략, 우익수 방면에 깊숙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때 천재환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에 공이 닿지 못했고, 동점 1타점 3루타로 경기는 원점이 됐다.
NC는 9회초 2사 2, 3루의 다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롯데 또한 9회말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양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최장 경기는 지난 2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의 맞대결로 4시간 12분, 이날 NC-롯데가 그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마침내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연장 11회초,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던 김형준이 롯데 최준용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쳐낸 것. 다시 앞서기 시작한 NC는 11회말 수비에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길고 긴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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