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24시] 패기 앞세운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vs 일꾼론 내세워 3선 도전장 이용호
-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배우 이원종과 홍제천 누벼
"무너진 민생·경제 회복시킬것"
시민들 엄지 치켜세우며 응원
- 국민의힘 이용호
벚꽃행사·교회 등 돌며 강행군
"서대문 확실히 뒤집어 놓겠다"
시민 "반갑다" 잇단 셀카 요청
4·10 총선에서 서대문갑 선거는 외부에서 온 새로운 인물 간 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당내 청년 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김동아 후보가, 국민의힘에선 3선에 도전하면서 지역구를 옮긴 이용호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연대 출신인 현역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24년간 6차례 리턴매치 끝에 양당 모두 비연대 출신 '새 얼굴'을 내세운 셈이다. 민심의 풍향계가 어디를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동아 "서대문에서 키워주시면 대한민국 발전 앞장서겠다"
'대장동 사건' 변호사였던 김동아 민주당 서대문갑 후보는 주말인 31일 인파가 많이 몰린 홍제천을 중심으로 시민들과 '밀착 소통'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날 현장유세에는 인기리에 방영된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구마적역으로 분한 배우 이원종씨가 지원사격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전날 부산을 찾아 박인영 민주당 부산 금정구 후보를 지원 유세한 데 이어 김 후보까지 이틀 연속 강행군이다. 김 후보와 배우자, 그리고 이씨는 31일 오후 서대문구 홍제천에서 합동 현장 유세를 진행했다. 세 사람은 홍제천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기호 1번 김동아 열심히 하겠습니다', '1번 투표 부탁드린다' 등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행렬을 본 일부 시민들은 '엄지 척'을 들어 보이며 '기호 1번 김동아'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악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김 후보는 꿋꿋하게 시민들의 눈을 바라보며 '열심히 하겠다'고 연신 허리를 숙였다. 김 후보의 간절한 요청에 화답하듯 이내 시민들은 손가락 '1'을 선보이며 힘을 실어줬다.
서대문구는 지난 20대 국회부터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줄곧 꿰차온 야권 강세 지역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7~19대까지 보수정당 소속인 고(故) 정두언 전 의원이 있었지만, 이후 지난 8년 간 민주당이 갑·을 지역 모두 휩쓸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표 성향 때문인지 유세를 거부하는 시민들보다는 김 후보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이들이 많아 보였다.
이날 홍제천을 찾은 시민들 중 많은 이들이 이씨의 얼굴을 알아보고 함께 사진 찍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왔다고 밝힌 한 외국인은 이씨에게 같이 사진을 찍을 것을 요청했다. 이씨는 시민들의 사진 요청에 모두 응하며 김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서대문이 우상호 민주당 의원을 키웠듯이 저 김동아를 키워주시면 거목이 돼 대한민국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시민들께서 제대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회초리를 들어주셔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조금 실망스럽더라도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서는 기호 1번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용호 "서대문을 확실히 뒤집어놓겠다"
이용호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서대문구 홍제천 카페폭포 앞에서 열린 '서대문 벚꽃 라이브' 현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 지역 주민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다가가 빠짐없이 인사를 건넸다. 몇몇 시민은 이 후보에게 "반갑다"며 악수를 청했으며, 몇몇은 함께 '셀카'를 찍었다.
한 아이가 이 후보에게 "꼭 뽑을께요"라고 말하자, 이 후보 캠프 관계자가 "투표권 있지?"라고 물어 현장에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한 어르신은 큰소리로 "국민의힘 후보 기호 2번을 손가락으로 그리며 이 후보 팬이다. 힘내라"고 응원을 했다.
이 후보는 오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토론회만 마친 뒤, 벚꽃 라이브 현장, 독립문, 교회 등을 돌면서 지역 구민에게 표심을 호소했다. 저녁 무렵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합동 유세를 벌였다. 유 전 의원은 이 후보를 가리켜 "합리적인 대화주의자이자 '옳고 그름'이 분명한 소신있는 인물"이라며 "이런 의원이 국회에 남아서 정치를 해야 여야가 싸우질 않는다"고강조했다.
3선에 도전하는 이 후보는 공약으로 △경의선 지하화 △연세대·이화여대·추계예술대 신대학로 조성 △홍제 1·2동 역세권 재개발·재건축 △홍제 시장터 복합 비즈니스·문화센터 조성 △통일로 교통 신호체계 개선 △강북 최고 명문고 신설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힘 있고 일 잘하는 이용호를 자신있게 지지해달라"며 "서대문을 확실하게 뒤집어놓겠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 출신인 이 후보는 전주고,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경향신문 기자로 활동했으며, 국무총리 공보 비서관 등을 지냈다. 제20·21대 총선에서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의원으로 뱃지를 달았으며,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 6월부터는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장민심은?
양당 모두 타지에서 온 새 인물들이 후보로 나선만큼 지역 표심은 팽팽하게 나뉜다. 홍제동에서 30년 이상 거주하며 사업을 하고 있는 이모(68)씨는 "민주당에서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사건' 변호인을 공천해 사천 논란을 일으켰다"며 "비록 다른 지역 출신이고 지역구도 한 차례 바꿨지만, 능력과 경륜이 있는 이 후보에게 표심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홍제동 아파트에 거주중인 회사원 박모(38)씨는 "'대파 논란', '도주 대사 논란' 등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외지에서 왔지만 젊고 패기있어 보이는 김 후보에게 표심을 행사하겠다. 서대문도 청년 의원을 배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공약을 보고 표심을 행사하겠다는 지역구민도 있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김모(35)씨는 "홍제역 인근에 낙후된 유진상가 개발계획 등 지역의 문제를 제대로 해소할 수 있는 공약을 정확히 내세우는 후보들에게 표를 주겠다"고 말했다.
김세희·권준영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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