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반응하는 걸 보면서…” 영리한 KIA 20세 스마일가이, 꽃범호가 말한 최강 5선발 ‘21구의 비밀’[MD잠실]

잠실=김진성 기자 2024. 3. 3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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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철/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타자들이 반응하는 걸 보면서…”

KIA 타이거즈 ‘스마일 가이’ 윤영철(20)은 오프시즌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약 1개월간 다녀왔다. 여기서 두 가지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우선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강조한대로 투구자세에 들어간 뒤 글러브에서 양 손이 분리되는 타이밍을 다소 늦췄다.

윤영철/KIA 타이거즈

늦추는 타이밍에 맞춰 다리를 내리는 타이밍 역시 늦췄다. 자연스럽게 공에 힘이 실렸다. 실제 스피드도 좀 더 나오기 시작했다.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패스트볼 최고 141km, 평균 140km을 찍었다. 130km대 중반에 머물던 작년의 모습이 아니다.

여기에 신무기 컷패스트볼을 장착했다. 윤영철은 그동안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위주에 커브를 간간이 섞었다. 그러나 ABS 시대에 홈플레이트에서 급격히 변화하는 구종을 가진 투수가 유리하다. 아니 필수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커브는 많이 던지지 않았으나 6개를 최저 119km로 떨어뜨렸다. 그리고 커터를 무려 21개나 던졌다. 좌타자에게만 사용하지 않고 우타자 몸쪽으로도 구사했다. 제법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 않으면 포심패스트볼(26개)과 같을 수 없다.

아무래도 윤영철의 커터는 아직 9개 구단 타자들에게 분석이 거의 되지 않은 상태다. 던지는 걸 알고 있어도 실전서 상대를 안 해봤으면 적응하는데 시간은 걸린다. 공에 힘이 실렸고, 지저분한 구종이 추가된 윤영철은 작년과 확연히 다르다. 더 이상 보더라인 투구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윤영철이 리그 탑클래스 5선발이라고 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3~4선발까지 올라 갈수 있게 노력해주길 당부했다. “작년 정도만 해주면 된다. 부상 당하지 않고,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진행할 수 있게만 던지면 된다. 5선발 중에선 1~2번이다”라고 했다.

윤영철이 이 정도의 투구만 해주면, KIA 선발진의 완성도는 상당할 전망이다. 에이스 윌 크로우가 부진한 출발을 했지만, 내부에선 조정능력은 있다고 본다. 양현종, 제임스 네일, 이의리, 윤영철까지 2~5선발투수 모두 좋았다. 윤영철이 팀 승률을 높여주면, KIA의 페넌트레이스 항해에 큰 도움이 된다.

윤영철은 “첫 등판이 비로 인해 조금 늦어졌는데, 생각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조금 긴장도 되었지만 많은 팬들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더 재밌게 던질 수 있었다. 작년 시즌 후반부터 한준수 형과 호흡을 자주 맞췄는데, 준수 형도 첫 선발 출전이기도 해서 경기 전에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했다.

윤영철/KIA 타이거즈

끝으로 윤영철은 “경기 중에는 내 공에 타자들이 반응하는 것들을 보며 볼 배합을 맞춰갔다. 마운드에서 최대한 자신감 있게 던졌고, 득점권 위기도 있었지만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실점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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