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대 고물가 자극하는 여야 돈 풀기 공약 경쟁 자제해야

2024. 3. 3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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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물가가 3%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물가 상황이 이런데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표(票)퓰리즘'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만약 막대한 돈이 또 시장에 풀리면 물가가 뛰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나라 경제와 민생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정당이라면 고물가를 자극하는 돈 풀기 공약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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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3월 물가가 3%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3월 물가상승률로 평균 3.2%를 전망했다. 지난 1월 2.8%를 기록해 2%대로 떨어졌던 물가상승률이 3%대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우선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월 초와 비교하면 15% 안팎 올랐다.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을 연장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환율도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각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하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탓이다. 정부는 당초 3월부터 물가의 하향 안정세를 전망했지만 오히려 오르는 분위기다.

물가 상황이 이런데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표(票)퓰리즘'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원금을 주고 취약계층에는 추가로 10만원을 더 주겠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3자녀 이상 가구는 대학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고, 5세부터 무상교육·보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밖에도 여야의 돈 풀기 공약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마치 자기 주머닛돈을 쓰는 듯이 아주 가볍게 말한다. 대통령실과 정부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되레 이런저런 개발 계획 및 복지확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돈 주겠다"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판국이다. 이러니 향후 물가 눈높이를 보여주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이미 돈은 시중에 풀릴 대로 풀려 있다. 만약 막대한 돈이 또 시장에 풀리면 물가가 뛰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물가가 2%대로 떨어지지 않으면 올 하반기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간다. 고금리 장기화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서민들의 고통은 심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물가 상승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총선에 올인하느라 물가 문제는 뒷전이 됐고, 온갖 선심 공약만 꽃을 피우고 있다. 이러다간 나라 살림이 거덜 나고 인플레가 고착화될지 모른다. 여야의 퍼주기 경쟁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 나라 경제와 민생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정당이라면 고물가를 자극하는 돈 풀기 공약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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