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타트업 성공 위해 빅테크와 협력 도모할 것"[실리콘밸리 사람들]
SV 굴러가게 하는 밑천은 사람과 돈
막대한 자금 몰리지만 수혜기업 한정
국내 스타트업·VC가 투자처 되도록
유태계처럼 활발한 정보교환 등 필요
공관과 정부가 앞장서 그 물꼬 틀 것
【파이낸셜뉴스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실리콘밸리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과 열정, 그리고 열린 마음과 포용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런 사람들이 서로 만나서 토론하고 자극을 받으면서 실리콘밸리를 더욱 더 발전시키는 것 같다."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관 임정택 총영사가 지난 2개월 간 많은 현장을 직접 뛰어 다니면서 느낀 실리콘밸리다. 지난 1991년 외시 25기로 공직에 입문한 임 총영사는 외교부 개발정책과장과 국제기구협력관, 주 가나 대사 등을 거쳐 지난 2월2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 후 지난 2개월 동안 오픈AI 본사를 방문하는 등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을 찾았다. 중소벤처·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확대와 글로벌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협력 확대 가능성과 잠재력이 무한한 지역인 실리콘밸리 지역을 조금 더 빨리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실리콘밸리는 거대한 스타트업
임 총영사는 "부임 전 샌프란시스코의 치안 문제나 사무실 공실 증가, 오스틴 등으로의 정보기술(IT) 기업 이전 등의 뉴스를 많이 봤다"면서 "그러나 부임 후 많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들을 만나고 또 경험을 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스타트업과 혁신기술의 상징과 같은 곳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명성과 지위가 더욱 확대되고 강화될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임 총영사는 "실리콘밸리를 유지시키는 여러 요인으로 실용주의 문화, 리스크 테이킹, 풍부한 자본, 우수한 인력, 좋은 기후, 노동 유연성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과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과 돈이라는 관점에서 실리콘밸리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스타트업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실리콘밸리가 특정 행정구역이나 경계가 있는 것도 아닌 데서 미뤄 볼 수 있듯이 실리콘밸리 지역 자체가 유연하고 창의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임 총영사는 또 "최고의 능력과 경쟁력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곳이 실리콘밸리"라며 "경쟁에서 뒤처지면 실패하지만 또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독특한 지역"이라고도 평가했다.
임 총영사는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의 첨단·혁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사람을 중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만난 스타트업이나 VC 관계자들의 경우 항상 열정이 넘치고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대에 대한 예의도 갖추는 점도 인상적이었는데 실리콘밸리에서는 모든 비즈니스의 출발이자 자산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스타트업 성공 방안 도출해 낼 것
실리콘밸리는 철저하고 냉정한 자본논리가 작용하는 곳이라는 느꼈다고 임 총영사는 평가했다.
임 총영사는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에 대한 벤처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는 냉정한 평가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인공지능(AI)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딘 것 같다"면서 "실리콘밸리는 결국 돈이 될 만한 것을 따라가는 자본논리가 지배하는 곳"이라고 확신했다.
임 총영사는 현재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우리 스타트업과 VC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스타트업과 VC 들이 상호 정보 교환이나 협력이 유태계나 인도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오픈AI와의 협업 사례를 통해 우리 스타트업들의 높은 기술이 확인된 만큼 서로의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 임 총영사의 판단이다.
임 총영사는 "공관과 정부가 이런 사례를 잘 활용하고 적극 노력해서 빅 테크들과 협력을 확대·심화시키면 더 많은 성공 사례가 쓰여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 공관을 포함해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러 방안을 도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갖게 할 것
임 총영사는 "총영사로 부임하고 나서 2개월 정도 지났는데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지역이 미국 어느 도시보다 한민족과 유대가 깊은 지역이라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903년 하와이로 이주했던 100여 명의 우리 선조들이 미국 본토로 와서 처음 정착했던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임 총영사는 "샌프란시스코는 미주 지역에서 일제에 맞서 대한독립운동을 선도했던 곳이며 6·25 당시 미군이 출항했던 곳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라고 덧붙였다.
임 총영사는 한인동포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최근 미 동북부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민 후 자녀세대로 갈수록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급속히 약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같은 조사를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 실시해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려해 재임기간 동안 재외동포, 특히 차세대 동포들에게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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