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일부 버렸다”…벌레로 환불 요청하더니 케이크는 어디에?

A씨, 고객 요청에 주문 환불해 줬지만
회수한 음식은 절반 이상 없어진 상태

고객이 환불을 요청해 회수한 음식. 온라인 커뮤니티

음식 배달이 활성화하면서 고객과 점주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벌레‧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은 ‘배달 음식’ 환불의 대표적 사유다. 문제는 이물질이 가게 측의 실수인지 고객이 환불을 요구할 목적으로 꾸민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31일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음식 포장 상자에 벌레가 있다는 고객의 주장에 환불을 해줬지만 케이크는 거의 다 먹은 듯한 상태였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의 카페는 자정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있다. 자정까지 운영하는 카페는 드물지만 최근 장사가 잘되지 않아 영업시간을 늘린 것이다.

영업시간 연장 덕분일까. 30일 오후 11시 3만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A씨는 ‘너무 감사한 손님’이라고 생각하며 고객이 주문한 케이크 3조각과 음료를 포장해 보냈다.

기쁜 마음도 잠시, 음식을 받은 고객 B씨는 주문취소를 요구해 왔다. 음식 포장 상자에 벌레가 붙어있다는 게 이유였다.

음식을 포장할 때 벌레를 보지 못했기에 A씨는 조금 의아했지만 배달앱을 통해 취소하고 수거도 요청했다. B씨에게는 “음식을 버리지 말고 가지고 계시라”는 당부를 했다.

그런데 수거한 음식을 본 A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케이크 3조각 가운데 1조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1조각은 3분의 2정도 없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음료는 회수조차 되지 않았다.

고객 B씨는 배달앱 운영사 측에 ‘음식을 일부 버렸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에게 음식 포장박스에 붙어 있었던 벌레 사진도 보내줬다.

고객이 음식 포장 상자에 붙어 있었다며 보내온 벌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A씨는 B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음식을 수거한 배달기사가 “B씨가 오전에서 음식을 환불해 수거를 했다”고 귀띔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한 사람이 하루에 2번 환불을 한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으로 벌레가 나와서 취소했으면 음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도 A씨의 심정에 공감했다. 누리꾼들은 “하루에 두 번 환불한 건 너무 의심된다” “음식도 아닌 상자에 붙어 있었던 걸로 환불까지 요구하나” “먹고 살기 힘든 소상공인들 힘내자” 등의 의견을 적었다.

비슷한 일을 겪은 자영업자들은 회수한 음식을 확인한 후 환불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영업자 C씨는 “환불은 무조건 음식을 회수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며 “만약 음식을 거의 다 먹은 상태라면 고객에게 ‘음식을 먹었다면 환불은 불가하다’고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