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2년 만의 개막 8경기 7승1패 기록은 막내 황준서로부터 시작됐다

김양희 기자 2024. 3.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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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18·한화 이글스)는 지난 1월 인터뷰에서 "(통산 홈런 1위)최정(SSG 랜더스)이 나와도 몸쪽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팀 막내를 위해 선배들이 무려 14점을 뽑아내 주면서 황준서는 류현진(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화 고졸 신인으로는 프로 데뷔전 선발승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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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전서 류현진 이후 처음으로 고졸 신인 선발승
한화 이글스 문동주(왼쪽)가 31일 케이티 위즈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팀 후배 황준서를 축하해주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황준서(18·한화 이글스)는 지난 1월 인터뷰에서 “(통산 홈런 1위)최정(SSG 랜더스)이 나와도 몸쪽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고졸 신인투수인데도 그만큼 배짱이 두둑하다. 등번호는 29번. 야구를 막 시작하던 당시 좌완 에이스였던 김광현(SSG)의 영향이 다분히 있었다. 김광현 등 번호가 29번이다. 황준서는 “어릴 적에 김광현 선배의 영상을 많이 봐서 롤 모델이 김광현 선배였다”고 했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황준서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케이티(KT) 위즈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면서 프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황준서는 팀 3선발 김민우가 가벼운 담 증세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차례 거르게 되면서 전날 1군으로 호출됐다.

퓨처스(2군) 경기 등판 뒤 3일 휴식밖에 취하지 않아 투구수가 75개로 제한됐는데 5이닝까지 공 73개(스트라이크 49개)를 던지면서 승리 투수 요건(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 막내를 위해 선배들이 무려 14점을 뽑아내 주면서 황준서는 류현진(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화 고졸 신인으로는 프로 데뷔전 선발승 투수가 됐다. 리그 전체로는 10번째.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케이티(KT) 위즈에 각각 3연승을 거둔 한화는 2006년 5월 이후 18년 만에 2연속 싹쓸이 승리를 완성했다. 최근 7연승으로 리그 1위를 단단히 지켰다. 한화의 개막 8경기 7승1패는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다.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 한화 이글스 제공

황준서는 이날 최고 구속 시속 149㎞(평균 구속 시속 145㎞)의 속구(33개)에 스플리터(34개), 커브(6개)를 섞어 던졌다. 만원(1만2000명) 홈 관중 앞에서 고졸 신인답지 않게 침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황준서는 경기 뒤 “(문)동주형이 ‘나는 데뷔전에서 ⅔이닝밖에 못 던졌으니 너는 1이닝만 던져도 나보다 훨씬 나은 것’이라고 말해줘서 긴장이 많이 풀린 채로 등판할 수 있었다”면서 “선배님들이 선발승을 차례로 했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어느 때보다 긴장하며 열심히 던졌다”고 했다. 주무기인 스플리터에 대해서는 “불펜 피칭 때부터 스플리터가 잘 들어가서 경기 때 잘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석 달 전 인터뷰에서 “선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던 황준서. 그의 다짐대로 독수리 선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프로 첫 등판에서부터 보여줬다. 황준서는 “앞으로 (류)현진 선배님께 많이 배워서 (좌투수) 계보를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참고로 황준서의 징크스는 마운드로 갈 때 왼발부터 파울 라인을 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202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19)이 황준서 다음으로 등판해 2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16개(스트라이크 13개).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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