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닥터스·정근안과병원, 70대 간암환자 백내장 무료 수술

정근안과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는 이용우 씨.(온종합병원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이제 횡단보도 신호등이 보여요. 혼자서 외출해도 차에 부딪힐 일은 없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부산진구 범천동 안창마을에 사는 이용우 씨(75)가 최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의 도움으로 정근안과병원에서 무료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이 씨는 5년 전부터 눈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력이 나빠져 그동안 혼자서 외출도 쉽지 않아 허름한 골방에서 갇힌 채 살아오다 지난 23일 주말 의료봉사에 나선 그린닥터스를 만났다.

2년 전 간암으로 인해 한 병원에서 색전술을 받았으나, 백내장으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종종 길을 잃는다는 이 씨의 사연을 접한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안과 전문의)은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사전 검사 결과 심한 백내장에다 황반변성이 있던 이 씨는 백내장 수술을 받아도 뚜렷한 시력개선은 어려웠다. 진단 결과를 전하며 안타까워하던 의료진에게 이 씨는 오히려 감사함을 표했다.

이 씨는 지난해 눈앞이 거의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교통사고로 다리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며 "그저 신호등만 볼 수 있으면 된다"고 의료진을 달랬다.

지난 27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수술을 받은 그는 "TV를 보면서 화면을 상상만 했는데 이젠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술 받은 눈 상태가 좋아져서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이 씨의 수술을 집도한 권상민 병원장은 "워낙 망막상태가 좋지 않아 시력개선 효과를 크게 볼 수는 없지만, 환자분이 원하시는 대로 신호등 불빛은 구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안과진료를 받으면 조금 더 시력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