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아놓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야당 내로남불 띄워 2030 표심 노리는 여당
국민의힘이 사전투표를 5일 앞둔 31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전관 예우 등 ‘내로남불’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공정성에 민감한 유권자 정서, 그 중에서도 특히 2030 표심을 노린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남부와 서울 강남권 지원 유세를 도는 동안 2020년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을 대출 받아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사는 데 보탠 사실이 알려진 경기 안산갑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반복 언급하며 “민주당의 몰염치와 위선을 상징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아파트 못 사게 대출 꽉꽉 막았던 거 기억나느냐”며 “그래 놓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이러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하면 돈 벌 수 있다. 우리 청년들이 그걸 모르느냐. 그러면 안 되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양 후보가 “우리 가족의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있느냐”고 반박한 데 대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자기 딸 때문에 대학 못 간 사람 없다고 얘기한 것과 똑같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각각 20대 자식들에게 시세 30억원대 부동산을 증여한 공영운(경기 화성을)·양부남(광주 서을) 민주당 후보도 ‘아빠 찬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소희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부모 찬스는 편법을 따르지 않고 영끌해 집 한칸 마련하려 아등바등하는 청년들을 비웃는 행태”라며 “야당의 위선과 내로남불을 규탄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인 박은정 후보 배우자 이종근 전 검사장이 지난해 퇴직한 이후 변호사로 다단계 업체 변론을 맡아 22억원을 받은 사실도 공격 소재였다. 한 위원장은 “조국, 이종근, 박은정 같은 분은 문재인 정부 당시 형사 사법 시스템을 망쳤다”며 “이종근이라는 사람은 그 사법 시스템의 구멍을 통해 다단계 사기꾼들의 책임을 면하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22억원을 당겨갔다. 이건 위선”이라고 했다. 국민의미래는 입시 비리 1심 판결에 조민씨가 항소한 것과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3번인 백선희 후보가 교수 시절 재단 이사장 조카인 대학원생에게 학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묶어 “대한민국 청년들을 향해 앞으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치고, 뒤로는 특권과 반칙을 일삼는 조국 대표 일가와 조국혁신당은 청년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야당 후보들의 불공정 이슈를 부각하는 것은 청년 세대의 박탈감을 자극해 선거에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30대 이하는 윤석열 정부에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는 4050에 비해 크게 낮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조국 대표 자녀 또래인 청년들이 여전히 공정이란 키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 30대 이하는 다른 세대와 달리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지난 총선보다 낮아졌다. 여당 입장에선 야당의 내로남불·불공정을 부각함으로써 청년 지지를 끌어오거나, 적어도 야당 지지 성향 청년들의 투표 포기를 유도할 수 있는 셈이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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