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려 지방 유학한다면... "강원이 가장 유리, 부울경은 불리"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늘고 지역 출신 학생 선발 비율도 상향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 가장 쉬운 권역은 강원권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울산·경남(일명 부울경)은 지역 학생이 의대에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권역으로 전망됐다.
31일 종로학원은 비수도권 권역별 의대 정원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지역별 초중고생 수 통계(초등 1학년 제외)를 비교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에 따라 비수도권 의대 입학생 수는 내년도부터 현행 2,023명에서 3,662명으로 81%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지방대육성법상 지역인재전형을 통한 의대 입학생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방침도 세웠는데, 이에 따라 비수도권 의대 정원 가운데 2,197명 이상은 의대가 속한 권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학생이 선발될 거란 계산이 나온다. 해당 권역은 강원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제주권, 충청권, 호남권 등 6개로 나뉜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의대 4곳을 둔 강원권은 고교 3학년부터 초등 2학년까지 전 학년에서 권역 내 학생 수 대비 의대 모집정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방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 가장 유리한 여건인 셈이다. 강원권 다음으로 권역 학생 수 대비 의대 정원 비율이 높은 곳은 의대 7곳이 있는 충청권이다. 반면 의대 6곳이 소재한 부산·울산·경남권은 고3부터 초2까지 전 학년에서 학생 수가 각각 6만 명을 넘어 6개 권역 가운데 의대 문턱이 가장 높았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고3만 놓고 봐도 강원권이 학생 수(1만1,732명) 대비 의대 정원(432명으로 증원) 비율 3.6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충청(2.01%) 제주(1.64%) 대구·경북(1.62%) 호남(1.60%) 부산·울산·경남(1.36%) 순이다. 강원은 고2(3.23%)와 고1(3.52%), 중3~1학년(3.44~3.58%)까지 학년별 학생 수 의대 정원 비율이 모두 6개 권역 중 최고였다. 강원 초등 2학년(1만509명)에서는 이 비율이 4.11%까지 올랐다.
다만 5월에 확정될 대학별 모집요강에서 지역인재전형 반영 비율이 정해지면 권역별 의대 진학 유불리 정도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부울경처럼 지역 학생의 의대 진학이 어려운 권역일수록 지역인재전형 확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의대 소재 권역의 고교를 3년간 다녀야 지원할 수 있고,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 입학부터 고교 졸업까지 해당 권역에서 6년을 다녀야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수도권 가정이 지역인재전형을 노려 우선 중학교는 비수도권에 보내고 비수도권 전국 단위 자사고로 진학시키는 '지방유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종로학원의 분석이다. 학원은 "지방 고교를 졸업한 상위권 대학 이공계 재학생 상당수가 의대별 지역인재전형 반영 비중에 따라 반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실제 종로학원이 27, 28일 이틀간 학부모 1,4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5.5%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수도권에서 지방권으로 학생 이동이 많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수도권 학부모는 선호하는 이동 지역으로 충청권(57.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강원권(13.9%), 대구·경북권(12.2%) 순이었다.
의사 공급 확대로 의대 선호도가 장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37.8%가 '그렇다', 32.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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