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베이시스트 선율에 춤추는 첨단 3D 영상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3. 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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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를 시작한 남도의 바닷가.

한려수도의 절경을 바라보는 갈매기 형상 음악당에서 홍콩 신포니에타를 주축으로 구성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독일 하노버 NDR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의 지휘에 맞춰 연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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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까지 통영국제음악제
필립스 작곡 '스레드' 초연
인간문화재 김일구 '적벽가'
세계적인 연주자들 무대에
베를린필 수석 베이시스트 매슈 맥도널드의 연주와 사운드·비주얼 아티스트 다쓰루 아라이의 3D 매핑이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스레드'의 한 장면. 통영국제음악재단

벚꽃이 만개를 시작한 남도의 바닷가. 한려수도의 절경을 바라보는 갈매기 형상 음악당에서 홍콩 신포니에타를 주축으로 구성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독일 하노버 NDR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의 지휘에 맞춰 연주를 시작했다. 첫 곡은 프랑스 작곡가 루이 엑토르 베를리오즈가 전설적 연주자 니콜로 파가니니를 위해 쓴 교향곡 '이탈리아 해럴드'. 베를리오즈 특유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선율로 축제의 서문을 열었다.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는 무대 중앙, 측면, 뒤편으로 이동하면서 다정다감한 선율을 보탰다.

'순간 속의 영원'을 주제로 개막한 2024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성황리에 관객을 맞고 있다. 5년 임기 중 올해로 3년째 TIMF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작곡가 진은숙은 개막일인 지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은 순간이지만 영원히 남는다는 생각으로 올해의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진 감독은 지난 1월 25일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TIMF는 올해도 세계적 음악가들의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이달 별세한 현대음악의 거장 페테르 외트뵈시가 레지던스 작곡가로 참여했고, 비올리스트 타메스티,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 등 프랑스 연주자 3인방이 레지던스 연주자로 합류했다. 헝가리의 거장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하피스트 아넬레인 레나르츠, 타악기 연주지 마리안나 베드나르스카, 소프라노 니콜라 힐레브란트와 소피아 부르고스, 카운터테너 필리프 자루스키, 세계 정상급 현대음악 전문 연주 단체 클랑포룸 빈 등이 관객을 맞는다.

진 감독은 TIMF가 첨단 음악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계속해서 수준 높은 축제로 남기 위해 대중이 다소 낯설어하더라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진 감독은 "앞서가는 속도가 빠를수록 (대중이) 뒤따라오는 속도도 빨라진다"며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저와 TIMF의 의무이고, 앞으로도 이 방향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TIMF에선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가 작곡하고 베를린필 수석 베이시스트 매슈 맥도널드의 연주와 비주얼 아티스트 다쓰루 아라이의 3D 매핑이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스레드'의 세계 초연이 갈채를 받았다. 작곡가 마르쿠스 슈미클러의 음악과 비주얼 아티스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미술 작품 및 영상이 조화를 이루는 '리히터스 패턴스' 아시아 초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공연들도 관객을 맞는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예능 보유자 김일구 명창(84)이 30일 선보인 '김일구의 적벽가'는 관록 있고 힘 있는 절창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통영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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