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플랫폼 키우는 LGU+, 車정비 중개 나선다

김윤수 기자 2024. 3. 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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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사내벤처 '카썹' 설립
중고부품 품질 검수에 배송까지
사업화 검증 '파일럿 테스트'나서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연계 기대
[서울경제]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사내벤처를 만들고 차량 정비 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 황현식 대표가 적극 추진 중인 플랫폼 신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전기자동차 충전 등 기존 모빌리티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 자동차 정비소. 연합뉴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새로운 사내벤처 조직 ‘카썹’을 꾸리고 사업성 검증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수개월 간 검증을 거쳐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거나 내부 조직으로 정식 편입될 예정이다. 기존 사내벤처들은 대부분 분사했지만 카썹은 LG유플러스의 다른 모빌리티 신사업들과의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어 내부 조직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카썹은 같은 이름의 수입차 정비 플랫폼 ‘카썹’을 운영한다. 차량을 정비해주는 정비소와 정비에 필요한 부품의 공급사, 정비를 의뢰하는 소비자가 제각각 거래할 필요없이 플랫폼에서 한번에 만나도록 돕는다. 단순 중개를 넘어 품질 검수를 거친 중고부품을 정품의 40% 가격으로 유통한다. 폐차장과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 사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중고부품을 확보하고 정품 여부와 상태를 확인한 후 소비자의 인근 정비소까지 배송까지 해준다. 이용자는 플랫폼에 자신의 차량 정보를 미리 등록하고 정비가 필요한 부위를 선택해 간편하게 의뢰를 진행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내벤처를 통해 신규 수익 확보와 더불어 기존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꾀한다”며 “카썹은 사업 특성상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 등 모빌리티 사업과 구독 플랫폼 ‘유독’과 같은 다양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와 연계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플랫폼 신사업을 키우는 ‘유플러스 3.0’ 전략에 따라 볼트업을 비롯해 화물중개 플랫폼 ‘화물잇고’, 미디어를 차량에 탑재하는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등 모빌리티 사업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카카오오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합작법인도 출범 준비 중이다. 향후 전기차 차주에게 카썹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맞춤 마케팅을 하는 식의 연계가 가능할 전망이다.

카썹은 LG유플러스의 아홉번째 사내벤처로서 앞선 사례들처럼 회사 지원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신사업 확장의 수단으로 임직원의 유망한 아이디어를 선발하고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내벤처 육성 제도를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 조직을 통해 운영 중이다. 파일럿 테스트를 통과해 사업화에 성공하면 본사가 투자 유치도 지원해준다.

카썹에 앞서 8개 사내벤처는 모두 분사했거나 분사를 추진 중이다. 2019년 출범한 1호 사내벤처인 스마트 물류 스타트업 ‘디버’는 지난해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유망 스타트업인 ‘아기유니콘’에 포함됐다. 아동용 놀이 콘텐츠 스타트업 ‘플레이몽키’는 본사의 아동용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와 협업 중이다. 반려동물 서비스 스타트업 ‘얼롱’은 다시 내부 조직으로 편입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성 매칭 서비스 ‘하트트래블’을 운영하는 ‘케미컴퍼니’도 올해 1월 분사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달 28일 임직원 대상으로 열린 타운홀 미팅 '만나서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만.나.공.)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통신업계는 지난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의 증가세 둔화에 더해 올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7% 감소했다. 이에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베터’, 스포츠 중계 서비스 ‘스포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당케’ 등 플랫폼 사업을 늘리는 동시에 올해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익시젠’을 출시해 인공지능(AI)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객경험 혁신과 플랫폼 사업 성공은 모두 디지털경험(DX) 역량에 좌우된다는 생각 아래 AI와 데이터 기반의 사업 성과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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