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차 통영국제음악제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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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객이 한정돼 있다는 지적은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어요."
그의 말대로 22년 차를 맞이한 이 음악제의 과제 중 하나는 '저변 넓히기'다.
통영음악제는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새 음악'이 초연되고, 정상급 단체들이 찾는 글로벌 음악 축제로 성장했지만, 관객의 70% 이상이 외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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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해럴드' 협연
"독특한 퍼포먼스 선보이며
비올라만의 매력 극대화"
'셰에라자드'도 관객 사로잡아
“시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객이 한정돼 있다는 지적은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어요.”
지난 29일 열린 통영국제음악제(TIMF)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제 관계자는 이런 얘기를 했다. 그의 말대로 22년 차를 맞이한 이 음악제의 과제 중 하나는 ‘저변 넓히기’다. 통영음악제는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새 음악’이 초연되고, 정상급 단체들이 찾는 글로벌 음악 축제로 성장했지만, 관객의 70% 이상이 외지인. 로컬 관객보다는 소수의 음악애호가가 통영을 찾는다는 얘기다.
이날 오후 7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개막 연주는 음악제가 그동안 추구해온 혁신성과 퀄리티, 여기에 접근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무대였다. 개막 프로그램은 베를리오즈의 ‘이탈리아의 해럴드’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 평소처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가 축제의 포문을 열었고, 독일 하노버 NDR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탈리아의 해럴드는 협주곡 같은 교향곡이다. 교향곡 형식이지만, 비올라 솔로가 중심이 되는 협주곡 성격이 짙은 작품. 저음현의 우울하고 무거운 음형으로 곡이 시작됐다. 2분 남짓 지나도 협연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비올라의 독주 파트가 나오자 그제야 등장한 프랑스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그는 무대 왼편으로 슬그머니 걸어 나와 처음에는 하프 옆으로 가서 합을 맞추더니 무대 앞으로 이동해 연주를 지속했다.
2악장에서는 주요 멜로디를 연주하는 호른 근처에서, 중반부 더블베이스가 피치카토(현을 튕기며 연주하는 주법)를 할 때는 더블베이스 쪽으로 옮겨 가며 연주했다. 이처럼 전체 4악장이 진행되는 동안 타메스티는 마치 오케스트라 안에서 작은 실내악을 선보이듯 자리를 옮겨 가며 파트별로 합을 맞췄다.
2부의 셰에라자드는 이번 음악제 통틀어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금발의 악장 플로린 일레스쿠(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악장)는 셰에라자드의 처연한 선율로 초반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나지막이 속삭이듯 한 바순이 돋보이는 2악장,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 파트가 달콤하게 노래하는 3악장, 흥겹게 질주하는 4악장까지 하프, 작은 북, 트라이앵글, 금관 악기 등 다채로운 악기가 등장해 오리엔탈풍 분위기를 담아냈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매번 구성이 달라지는 프로젝트성 악단인 만큼 안정감보다는 각 단원의 개성과 기량이 돋보이는 연주를 선보였다. 합주의 측면에서 연주자들 간 호흡이 완벽하게 맞는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지휘자 코차놉스키는 페스티벌 악단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를 잘 활용하는 듯했다.
통영=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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