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 불모지’ 사우디가 유엔 여성기구를 이끈다고?…“자격 없다” 반발

이정우 기자 2024. 3. 31. 17: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성 인권 불모지'로 악명높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엔의 한 여성 기구를 이끌게 되면서 국제사회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알와실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 회의에서 이 기구의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여성 인권 불모지’로 악명높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엔의 한 여성 기구를 이끌게 되면서 국제사회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알와실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 회의에서 이 기구의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참석한 위원 45명 가운데 아무도 선출에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고, 경쟁 후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와실 대사는 앞으로 최소 2년 동안 CSW를 이끌게 됐다.

45개국 대표로 구성된 CSW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의 여성의 지위 향상에 관한 보고서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제출하고 필요한 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본래 필리핀에 이어 방글라데시가 다음 CSW 의장국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투표 막판에 사우디가 의장국 자리를 차지하려 로비를 본격화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비판했다. 사우디는 대표적으로 여성 인권이 낮은 국가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결혼하려면 남성 후견인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합리적 방식’으로 순종해야 하며 남편의 재정적 지원이 아내의 ‘순종’ 여부에 달려 있다고 법으로 규정한다. 아내가 ‘정당한 사유’ 없이 남편과의 성관계, 여행 등을 거부할 경우 남편이 아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하는 것도 법으로 정당화된다.

셰린 타드로스 국제앰네스티 뉴욕지부장은 "사우디가 (CSW) 주도권을 쥐게 됐으나 여성 인권에 대한 사우디의 이력은 형편없으며 위원회 임무와도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샤르보노 휴먼라이츠워치(HRW) 유엔 담당 국장도 "사우디가 CSW 의장국으로 선출된 건 여성 권리에 대한 충격적 묵살"이라며 "여성 권리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여성을 투옥하는 국가는 여성 인권을 위한 유엔 최고 포럼의 얼굴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우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