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판 흔든 '지민비조'···유권자 절반, 지역구·비례 모두 범야권 지지

정상훈 기자 2024. 3. 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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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野 지지층 결집시킨 조국혁신당
"민주당 찍겠다" 8%P 늘어 48%
범야권 비례 지지율 11%P 증가
국민의미래는 한달새 8%P 줄어
2030·중도층 막판 표심이 변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를 찾아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4·10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지지층 결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선호도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같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위하는 모양새다.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가 위력을 확인한 가운데 젊은 유권자와 중도층 표심이 선거전 막판까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3월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 31일 발표한 정당별 지역구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8%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실시된 정례 조사보다 8%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한 달 전보다 6%포인트 빠진 35%에 머물면서 양당의 격차는 오차 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던 계파 갈등이 공천 마무리와 함께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자 지지층이 재결집했지만 국민의힘은 30%대 박스권에 머문 국정 지지도 등의 영향으로 더 이상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최대 격전지인 ‘한강 벨트’를 품고 있는 서울에서는 민주당(42%)과 국민의힘(41%)의 지역구 후보 선호도가 오차 범위 이내로 팽팽히 맞섰다. 반면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의 지지세가 강했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오히려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9%로 국민의힘(36%)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번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낙동강 벨트’ 성적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로는 50대 이하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반면 60대 이상은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60대 17.4%, 70대 이상 14.5%)를 넘긴 만큼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지지’가 55%,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21%로 나타났다.

비례정당 선호도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등장이 범야권의 지지층 규모를 키우는 모습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도는 각각 24%였다. 두 정당의 지지도를 더하면 48%로 국민의미래(31%)를 훌쩍 앞섰다. 조국혁신당의 정당 등록 전 진행된 6차 정례 조사에서 범야권 민주 진영의 비례정당 지지도가 도합 37%(민주당 34%, 새진보연합 2%, 진보당 1%)였던 점을 감안하면 11%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미래 지지도는 한 달 새 8%포인트(39%→31%) 줄었다.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지민비조’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의 39%가 비례정당 투표는 ‘조국혁신당에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연합에 투표하겠다’는 답변(52%)과의 차이는 13%포인트에 불과했다. 40~60대, 서울, 충청권, 영남권(PK·TK)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도가 민주연합을 오히려 앞섰다. 중도층에서도 조국혁신당 30%, 민주연합은 23%로 나타났다. 국민의미래의 중도층 지지도 또한 23%였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원하는 것은 범야권의 의석을 얼마나 확보하는지 여부인데 큰 맥락에서는 같은 민주당 계열인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선거를 견인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며 “민주연합 후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는 문제는 있지만 민주당 입장으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고 평가했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변수는 유권자들의 최종 지지 후보 변경 여부다. 현재 지지 후보를 총선 때까지 계속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26%가 ‘다른 후보 지지로 바뀔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18~29세는 57%, 30대에서도 44%가 지지 후보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에 높은 지지 의사를 보낸 중도층 또한 41%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총선이 종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어느 정당이 막판 위기 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경제·한국갤럽의 7차 정기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 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3.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상훈 기자 sesang222@sedaily.com도혜원 기자 dohye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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