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펀드 수익률 '깜짝'… 美·印도 추월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3. 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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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생산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미국, 인도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베트남 상품 수익률이 호조를 보인 건 베트남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생산의 중심지로 주목받으며 외국인 투자자금을 쓸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펀드 중 순자산액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의 1년 수익률은 29.11%로, 설정 이후 수익률이 146.5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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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평균 수익률 15%
미·중 갈등 반도체 메카 부상
후공정 투자 20%가량 늘 듯
은행 등 금융주도 상승동력 커

베트남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생산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미국, 인도를 넘어섰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베트남 공모펀드 21개의 평균 수익률은 14.82%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주요 국가 중 일본 펀드(18.33%) 다음으로 수익률이 높은 것이다. 베트남 펀드는 같은 기간 미국(13.29%), 인도(6.84%) 수익률도 상회했다. 베트남 펀드 순자산액은 1조5851억원으로 설정액(8873억원) 대비 2배가량 늘었다.

베트남 ETF의 성과도 좋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 주가는 올해 들어 17.47% 상승했다.

올해 들어 베트남 상품 수익률이 호조를 보인 건 베트남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생산의 중심지로 주목받으며 외국인 투자자금을 쓸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중국 갈등으로 '차이나 런' 현상이 발생하면서 베트남이 반사이익을 얻는다고 보고 있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베트남 내 반도체 후공정 투자액은 지난해 약 100억달러에서 올해 120억달러로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이 2018년 베트남에서 수입한 반도체 금액 규모는 약 18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283% 급증한 68억달러에 달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은 중립적이고, 국익을 우선하는 '대나무 외교'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엔비디아, 인텔,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전진 기지로 채택되고 있다"며 "베트남 내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한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한미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이 있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중 순자산액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의 1년 수익률은 29.11%로, 설정 이후 수익률이 146.59%에 달한다. 그 밖에 HDC베트남적립식펀드, 한화베트남레전드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22.92%, 16.16%로 높았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채권과 어음을 담아 안정성을 높였다.

특히 밀리터리은행, 베트남산업은행, 베트남무역은행, 아시아은행 등 베트남 금융주의 상승 동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인도 등 신흥국은 금융 소외계층이 많아 향후 경제 성장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자금을 유치할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지정학적 갈등의 영향으로 베트남 증시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베트남 경제와 상장사들 실적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지난 2년 동안 주가가 크게 빠져 밸류에이션 매력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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