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 역대급 가뭄 … 삼일PwC, 인수자문 1위
하림의 HMM 인수 무산 여파
1조이상 거래 2분기연속 0건
삼일PwC, 중견 알짜딜 눈길
UBS·BoA증권이 각각 2·3위
3천억 UTK 인수·매각 자문
회계 부문 삼정KPMG가 으뜸
법률 부문 김앤장·세종·광장順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을 평정했던 삼일PwC가 올해 1분기에도 M&A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반적인 거래 가뭄 속에 '조 단위' 빅딜이 사라지면서 중견기업 바이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삼일PwC가 1위 자리를 수성했다.
31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올 1분기 리그테이블 기업경영권 금융 자문 분야(발표 기준, 계열사 거래 제외)에서 삼일PwC가 실적 4157억원을 쌓아 1위를 기록했다. UBS(337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3000억원), 영국계 Focus IB(926억원), 삼성증권(382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삼일PwC는 모건스탠리PE의 스킨이데아 인수(1415억원), SG PE의 동성티씨에스 인수(480억원)에서 매각 측 재무 자문을 맡았다. 이지바이오의 미국 사료업체 Devenish 인수(929억원)에선 인수 측인 이지바이오에 재무 자문을 제공했다.
2·3위를 기록한 UBS와 BoA증권은 1분기 두 번째로 큰 M&A였던 IMM PE의 UTK(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3000억원) 인수에서 각각 인수 측(UBS)과 매각 측(BoA증권) 재무 자문을 담당했다. 이에 더해 UBS는 동화약품의 셀트리온 OTC 사업권 인수(370억원)에서도 재무 자문을 제공해 2위에 등극했다.
영국계 투자은행(IB) Focus IB는 이지바이오의 Devenish 인수(929억원)와 관련해 매각 측 자문을 맡으며 국내 리그테이블에 처음 등장했다.
삼성증권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기계번역 전문업체 시스트란을 프랑스 데이터 처리 기업 챕스비전에 382억원에 팔 때 매각 측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재무 자문을 제공하며 증권사 중 이례적으로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
올 1분기 조 단위 대형 거래가 실종되면서 주요 외국계 IB들 실적이 좋지 못했고, 이 때문에 중견 IB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올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하림그룹의 HMM 인수(6조4000억원)가 양측의 시각 차이로 지난 2월 결렬됐다. 수천억 원 단위의 딜이었던 SK케미칼 제약사업부, 폴라리스쉬핑, 송원산업 등도 모두 좌초됐다.
이 밖에 오너 일가 내 다툼으로 눈길을 끌었던 한미약품그룹·OCI그룹 통합(7700억원)도 이사회 표 대결을 통해 부결돼 대형 M&A가 실종됐다.
올 1분기 M&A 1·2위는 오리온그룹의 레고켐바이오 인수(5485억원), LIG넥스원의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3150억원)가 차지했다. 두 딜 모두 재무 자문 없이 로펌을 선임하며 조심스럽게 딜이 성사됐다. 재무 자문사 주요 IB들 실적이 악화된 이유다.
M&A 회계 자문 분야(발표 기준)는 삼정KPMG(1조535억원), 삼일PwC(9591억원), 딜로이트안진(669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M&A 법률자문(발표 기준)은 김앤장 법률사무소(1조7577억원), 세종(1조5720억원), 광장(1조69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세종은 오리온그룹의 레고켐바이오 인수(5485억원)에서 인수자 측인 오리온그룹의 법률 자문을 맡으며 실적을 올렸다.
올 1분기 M&A 전체 거래 규모(50억원 이상 경영권 거래 기준)는 4조8106억원이다. 1분기 기준 2021년(10조2833억원), 2022년(8조485억원), 2023년(10조8044억원) 등 직전 3개 연도와 비교할 경우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다소 살아날 전망이다. 정경수 삼일PwC M&A센터장은 "올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2차전지, 헬스케어 등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분야에서 M&A 계약이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그테이블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발행(ECM), 회사채 등 채권발행(DCM)을 주관(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분기마다 발표한다. 리그테이블은 기업이 매각·인수 주관사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나현준 기자 / 강두순 기자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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