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병원이 몇 개인데…응급실 '만실'에 신촌 세브란스로"(종합)

서상혁 기자 홍유진 기자 2024. 3. 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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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60대 남성 현 모 씨는 이날 오전 동생이 쓰러졌다는 소식에 급하게 119에 신고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거주 중인 현 씨의 동생은 고양시가 아닌 서울 소재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와야만 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60대 이 모 씨(여)는 "아프면 갈 곳이 병원밖에 없는데, 제때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생길까 염려된다"며 "의사는 사람 살리는 게 본분이니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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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병원 환자 몰리며 응급실도 포화…"아프면 진짜 큰일"
내일부터 외래진료·수술 축소…"언제 담당 교수 바뀔지 몰라 불안"
의사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우산을 함께 쓰고 길을 지나고 있다. 2024.3.2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홍유진 기자 = "주변에 응급실이 없어 일산에서 신촌까지 왔어요. 신문이나 방송 뉴스에 이런 사례가 나왔을 땐 '그냥 그렇구나' 싶었는데 피부에 와닿네요"

3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60대 남성 현 모 씨는 이날 오전 동생이 쓰러졌다는 소식에 급하게 119에 신고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거주 중인 현 씨의 동생은 고양시가 아닌 서울 소재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와야만 했다. 인근에 있는 병원 응급실이 포화상태여서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로 상급종합병원에 의료 공백이 생기자, 동네 2차 병원 응급실이 가득 찬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은 현재 가동되고 있긴 하나, 응급 환자는 입원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2차 병원으로 가는 게 수월하다.

현 씨는 "전공의 집단행동 때문에 주변에 응급실이 없다더라"며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정말 큰 일이다"고 토로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의료 차질이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도 다음 달 1일부터 외래 진료와 수술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라 "사실상 '셧다운'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60대 이 모 씨(여)는 "아프면 갈 곳이 병원밖에 없는데, 제때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생길까 염려된다"며 "의사는 사람 살리는 게 본분이니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A 씨도 "병원에 의료진이 별로 없는 모습을 보니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은 정말 아프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빅5' 병원 중 대장 격인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들도 걱정이 깊어졌다. 이 병원에서 담도암 수술을 받은 60대 남성 B 씨는 "병원에서 따로 말해준 게 없어서 교수들이 진료나 수술을 축소한다는 걸 몰랐다"며 "언제 담당 교수님이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B 씨의 아내 C 씨도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정부와 의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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