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알차게…365일 농촌체험형 축제 즐긴다

박준하 기자 2024. 3. 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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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있는 마을] (5)경기 양평 ‘수미마을’
딸기송어·메기수염 등 계절 테마 다양
주민들 영농법인 구성…아이디어 짜내
방문자센터·농가식당 운영 호응 높아
농가엔 부수입, 어르신엔 좋은 일자리
경기 양평 수미마을에서 열린 ‘양평딸기송어축제’에서 방문객들이 직접 딴 딸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양평=이종수 기자, 수미마을

일명 ‘흑천’이라는 개울이 졸졸 흐르는 경기 양평군 단월면 봉상리를 지금은 ‘수미마을’이라 부른다. 이 지역은 예부터 ‘물(水)’과 ‘쌀(米)’이 좋기로 유명하다. 마을주민은 150여가구밖에 안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연매출이 20억원에 이르렀을 정도로 유명한 부자 마을이다. 이 마을의 비밀무기는 1년 365일 내내 펼쳐지는 마을 축제다. 올겨울 축제 기간에도 많게는 주말에 하루 2000명 안팎이 올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

“몇분이 오셨어요? 식사는 하셨나요? 딸기 체험장은 이쪽이고, 식당은 저쪽입니다.”

마을의 돔 안에 있는 수조에서 어린이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 양평=이종수 기자, 수미마을

3월 하순 주말에 찾은 수미마을은 한창 ‘양평딸기송어축제’로 분주했다. 5월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수미마을의 대표적인 봄 축제다. 농장에선 딸기 따기 체험을, 또 다른 곳에선 딸기 찐빵과 피자를 만드는 먹거리 체험을 할 수 있다. 4륜 오토바이(ATV) 같은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흑천에서 물놀이를 하며 메기·미꾸라지를 잡는 ‘메기수염축제’, 가을에는 밤·고구마·돼지고기 등을 구워 먹는 ‘몽땅구이 축제’, 겨울에는 ‘김장축제’와 ‘빙어축제’를 연다.

365일 축제가 열리는 마을을 기획한 최동분 운영팀장은 “축제 기간에만 반짝 방문객이 몰리는 마을보다 1년 내내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마을을 만들고 싶었다”며 “주민에게는 농외소득을, 방문객은 다양한 농촌체험을 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마을에서 어떻게 축제가 365일 열릴 수 있을까. 축제는 주민들로 구성된 ‘수미마을 영농조합법인’ 회원들이 아이디어를 내어 기획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수미마을은 축제를 체험하는 장소가 마을 군데군데 떨어져 있지만, 마을 중앙에 ‘방문자센터’를 운영하며 방문객에게 친절하게 안내한다. 인력 운용도 효율적이다. 예약 인원에 따라 마을주민들을 일용직으로 고용한다. 이는 주민들에게도 쏠쏠한 부수입이 되고, 고령 주민에게도 좋은 일자리가 된다. 한 팀이 오든, 여러 팀이 오든 언제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상태다.

방문객에게 인기 만점인 트랙터가 끄는 마차. 여름과 겨울에 트랙터 마차를 타고 마을 근처를 탐방할 수 있다. 양평=이종수 기자, 수미마을

농작물도 십분 활용한다.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옥수수, 가을에는 고구마 등 수확할 수 있는 농작물이 다양하다. 수미마을 앞을 지나는 흑천도 좋은 관광자원이다. 가을에는 트랙터가 끄는 마차를 타고 마을 근처 갈대숲을 탐방하기도 한다. 이 모두가 ‘농촌’이기 때문에 가능한 체험이다.

1년 내내 문을 여는 마을 내 농가 식당도 큰 장점이다. 매일 운영하는 농가 식당 덕분에 방문객은 멀리 가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으로 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알배추·감자조림·보리열무김치와 갖은 나물 등 군침 도는 메뉴가 다양하다. 열무김치는 맛이 좋아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밥·반찬이 부족하면 더 먹으라는 농촌 인심은 덤이다.

딸기송어축제 현장을 찾은 이세진군(12·서울 강동구)은 “농촌체험이라고 해서 재미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내 손으로 농작물도 수확하고, 맛있는 밥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여름방학 때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수미마을은 365일 축제가 열리는 테마마을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농촌마을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최근에도 마을 축제를 열 때마다 전국에서 많은 마을 관계자들이 벤치마킹하려 이곳을 찾는다. 게다가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고, 단체나 외국인 방문도 왕왕 이뤄진다. 만약 수미마을에서 1박을 머무르고 싶다면 인근 펜션과 연계해준다.

최 팀장은 “1년에 한번 축제를 열면 마을 시설이 노후하기 쉽고 프로그램 운영도 어렵기 마련”이라며 “화려한 지역축제에 비해선 부족한 점이 많은 농촌 축제이지만 소박해도 알찬 프로그램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을 축제를 잘 여는 건 결국 주민 참여가 핵심이라서 주민들이 우선 만족하고 서로 배려하며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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