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삼성SDS, 美 센티넬원 투자한 펀드 조기 청산…수익률은?
당초 운용 계획 대비 1년 7개월 이른 시점서 정리
지난 2018년 198억 출자…배당 등 통해 399억 회수
조기 엑시트 원인은 센티넬원 등 포트폴리오 주가 하락
회사 측 “전체 수익 대비 청산 손실은 미미한 수준”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SDS가 미국 보안솔루션 업체인 센티넬원 등에 투자한 펀드를 조기 청산했다. 당초 투자를 통해 삼성SDS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수익률과 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조기 청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센티넬원의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이 조기 자금회수(엑시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삼성SDS는 지난 2018년 SVIC 39호에 198억원을 출자했는데 청산 당시 가치는 125억원으로 73억원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운용 과정에서 배당금과 영업수익 등을 통해 399억원을 회수했고 최종적으로 128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즉 삼성SDS는 5년 간 198억원을 투입해 128억원을 번 셈이다.
이로써 삼성SDS가 운용 중인 삼성벤처투자펀드는 300억원을 출자한 SVIC 50호 펀드만 남았다. 삼성SDS는 SVIC 50호 펀드를 통해 미국 물류 스타트업 비전(Vizion)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삼성SDS가 SVIC 39호를 청산한 지난해 11월은 당초 계획했던 시점보다 약 1년 7개월 이르다. 삼성SDS는 SVIC 39호를 지난 2018년 6월에 7년 만기로 조성했다. 오는 2025년 6월이 만기지만 청산 시점을 앞당긴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SDS의 조기 엑시트를 두고 SVIC 39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센티넬원의 주가 하락을 이유로 보고 있다. 센티넬원의 주가가 2022년 초부터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SVIC 39호의 수익률도 비례해 하락했고, 반등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삼성SDS가 적절한 시기에 이득을 취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일명 ‘익절’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삼성SDS의 정확한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VC업계에서는 SVIC 39호 펀드에서 센티넬원의 비중이 과반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센티넬원은 차세대 보안기술인 단말기위협탐지대응(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EDR)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지난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삼성SDS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센티넬원 상장에 앞서 2019년 6월 이 회사의 시리즈D 투자에 참여했다.
센티넬원은 지난 2021년 6월 말 상장 당시 공모가가 35달러로 결정되며 당초 희망범위(주당 31~32달러)를 상회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다. 상장 직후에도 공모가 대비 20% 이상 높은 시세를 유지했고 같은해 11월에는 고점인 76달러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2년 초부터 조정에 들어간 센티넬원의 주가는 같은 해 12월 공모가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며 SVIC 39호 수익률도 급강하했다.
이 영향으로 SVIC 39호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451억원, 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2022년에는 11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수익도 2020년 116억원, 2021년 462억원 등 상승세를 타다 2022년 48억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와 관련 삼성SDS 관계자는 “SVIC 39호 설립 후 청산하기 까지 배당 등을 통해 399억원을 회수했다”며 “전체 수익 대비 청산 시 발생한 손실은 미미한 수준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벤처투자는 신기술 사업자에 대한 투자 및 기술지도, 투자조합의 설립과 자금운용 관리를 목적으로 1999년 자본금 300억원으로 설립됐다. 현재 삼성벤처투자 지분은 △삼성중공업 17% △삼성전기 17% △삼성SDI 16.33% △삼성전자 16.33% △삼성증권 16.67% △삼성물산 16.6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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