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의 질주…2년만에 몸집 3배 불렸다[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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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급등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매수 추천 보고서 덕분이다. 모건스탠리는 CATL의 펀더멘털이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비중확대(Over weight)'로 상향했다. 목표가도 14% 올린 210위안으로 제시했다.
CATL의 실적은 실제로 좋았다. 지난해 매출이 22% 증가한 4009억위안(약 74조1700억원), 순이익은 43.6% 늘어난 441억위안(약 8조1600억원)에 달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같은 날 CATL이 내놓은 220억위안(약 4조700억원)규모의 현금배당 지급계획도 인상적이었다.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으로 지급할 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CATL 한 곳의 점유율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23.1%)를 넘어섰다.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도 점유율 15.8%로 LG에너지솔루션(13.6%)를 제치고 2위 자리를 굳혔다. BYD는 배터리부터 차량용 반도체,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업체로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CATL만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1위안당 185원으로 환산한 CATL의 작년 매출은 74조1700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33조7454억원), 삼성SDI(22조7083억원) 및 SK온(12조8972억원)을 모두 더한 금액(약 69조원)보다 많았다.
특히 CATL 매출이 2021년 24조1200억원에서 2023년 74조1700억원으로 2년 만에 3배 넘게 커진 게 인상적이다. 불과 2년 사이에 CATL 매출은 50조원 늘어나면서 국내 3사의 매출 증가규모(약 35조원)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CATL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면서 국내 3사와의 규모 차이를 벌린 것이다.
SNE리서치는 중국 배터리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이유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약진을 제시했다. 중국산 저가배터리로만 여겨졌던 LFP배터리가 테슬라의 '모델 3'에 탑재된 이후 '모델 Y'에도 사용되면서 전기차업체의 LFP 배터리 채택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3사는 삼원계(NCM) 배터리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번에는 연구개발 투자를 살펴보자. CATL의 작년 연구개발(R&D) 투자는 약 3조3960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1조374억원), 삼성SDI(1조1363억원) 및 SK온(3007억원)의 연구개발투자 합계(2조4744억원)을 넘어섰다.
CATL은 연구개발 인력은 인해전술 수준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CATL의 연구개발인력은 2만604명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임직원수(1만2166명)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늘어난 연구개발인력만 4282명에 달한다.
CATL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응축형 배터리(Condensed Battery) △10분 충전으로 400㎞ 주행이 가능한 급속충전 LFP 배터리 '션싱' △1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SIB)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장점을 혼합한 M3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션싱' 배터리는 이미 체리, 동펑자동차, 광저우자동차가 탑재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인기다.
그동안 CATL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해외 시장 매출도 증가추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 27.5%로 LG에너지솔루션(27.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도 전년 대비 4.7%포인트 올랐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CATL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70.3% 급증한 1310억위안(약 24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CATL의 배터리는 현대차,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만든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다.
국제특허(PCT) 출원에서도 CATL의 연구개발이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7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23년 국제특허 출원건수에서 중국 화웨이가 6494건으로 1위, 삼성전자가 3924건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CATL은 1799건으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CATL은 순위가 84계단 수직 상승하면서 단숨에 LG에너지솔루션(17위·1423건)을 앞질렀다. 이제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바탕으로 추격을 가속화하는 CATL와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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